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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금리에 수요 몰려… 고금리 적금 ‘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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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금리에 수요 몰려… 고금리 적금 ‘막차’

금리 인하기 돌입, 수신금리 하락 예정이지만
예대율 관리·고객 재유치 위해 일부는 유지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이 막바지 고금리 적금 영업에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추세로 ‘연말 러시’가 끝나면 은행 수신 금리도 하락할 전망이어서 적금 고객은 지금이 마지막 적기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따라 은행도 대출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일부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분간 예대금리차 확대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예적금 금리를 크게 낮추지는 못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주 기본이율 연 2%, 우대이율 6%로 최고 8% 금리의 온·오프라인 혼합 적금인 ‘KB스타적금2’을 선보이며 추가 모집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월 10만좌 한정으로 KB스타적금을 처음 선보였는데 약 한 달 만에 완판됐다. 이에따라 같은 조건의 ‘KB스타적금2’ 20만좌를 한정으로 다시 내놓은 것이다. 다만 온라인으로만 가입 가능했던 KB스타적금1과 달리 KB스타적금2는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됐음에도 해당 상품을 출시한 배경에 대해 “고금리 상품이지만 개수 제한을 뒀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고객 유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금리 인하기 임박에도 당분간 고금리 적금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차이인 예대금리차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따라 은행도 대출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수신금리를 기존과 같이 유지한다면 예대금리차가 대폭 늘어 난감해진다.

실제로 지난 8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0.5%로 전월보다 0.14%p 확대, 4개월 만에 벌어진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으나 ‘이자 장사’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금융당국이 설정한 예대율 관리 기준치(100%)를 넘길 우려도 있다. 대출금리와 예·적금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고객 유치 목적도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고객이 전년도 가입한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자 자사의 새로운 상품으로 이동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3년 2개월간의 통화 긴축 기조로 고금리 여건이 이어진 탓에 묶인 돈이 많았다. 지난 8월 정기 예·적금이 11조5000억원 늘어 전월(5조3000억원)의 두 배를 넘겼을뿐더러 7개월째 증가했다는 한국은행의 통화 및 유동성 분석도 있다. 당분간 수신금리를 낮추는 대신 고객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수신상품 출시 예정은 없지만, 기존상품에 대한 금리 인하도 단번에 시행하진 않을 것”이라며 “충분히 심사숙고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NH농협은행은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p, 적금 금리는 0.25~0.55%p 각각 하향 조정했다. 청약 예금 및 재형저축 금리도 각 0.25%p 내렸다.

우리은행도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 12개월 상품의 이율을 연 2.2%에서 2%로 내렸다. 이에 따라 우대 금리 적용 시 최고이율도 연 5.2%에서 연 5%로 떨어진다.

지방은행 역시 수신금리 조정에 발을 뗐다. 앞서 BNK부산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0.15~0.35%p로 인하, BNK경남은행도 ‘BNK주거래우대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상품의 이율을 3.2%에서 2.95%로 내린 바 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