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11월 5일(이하 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구도는 여전히 예측 불허의 형국이다.
그러나 이처럼 미국 선거 사상 가장 예측이 어려운 선거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초접전 구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높은 확률로 예측이 가능한 결과도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30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내달 5일 열리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재 예상되는 결과는 크게 4가지다.
위스콘신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조지아주, 애리조나주, 네바다주 등 7대 주요 경합지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지배적인 전망은 제외하고서다.
◇ 역대급 투표율 기록 가능성
첫 번째로 예상되는 것은 역대급 투표율이 이번 대선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더힐은 “이번 대선이 워낙 초박빙 구도라는 점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투표율을 선거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역대급으로 많은 1억8000만명 안팎의 유권자가 이번 대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더힐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맞붙은 2016년 대선의 경우 총 1억3600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약 6300만표를, 힐러리 후보가 약 6600만표를 얻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격돌한 2020년 대선의 경우 트럼프가 약 7400만표를, 바이든이 약 8100만표를 얻은 바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바이든 후보가 2020년 대선에 얻은 표는 약 8100만표인데 이번 대선에서는 누가 이기든 이보다 많은 9000만표 이상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라고 더힐은 보도했다.
◇ 사전투표율이 관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사전투표가 가능하지만 주마다 구체적인 방식은 다르다.
미국의 사전투표는 크게 유권자들이 우편으로 받은 투표용지를 통해 하는 우편투표와 사전투표를 위한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트럼프가 바이든에 패한 2020년 대선의 경우 전무후무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널리 시행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의 무려 64%가 사전투표로 참정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율을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해리스와 트럼프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관심도 커진 결과 역대급 사전투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측이다.
이는 본선거보다 사전투표에서 이기는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 최종 개표 오래 걸릴 가능성
이번 대선의 최종 개표 역시 종전 대선에 비해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며칠은 기본이고 심지어 몇 주가 걸릴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그 이유는 물론 이번 선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7개 경합주의 선거 구도가 워낙 초박빙이라서다.
특히 해리스 캠프나 트럼프 캠프의 요구에 따라 재개표가 이뤄질 경우 또는 선거법에 따라 재개표가 자동으로 실시될 경우 최종 개표 결과가 예상보다 늦게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컨대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주 선거법에 따라 1위와 2위 후보 간 득표차가 0.5% 이내면 자동으로 재개표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간 득표차가 4만5000표 이내라면 재개표가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것. 2020년 대선에서 이 주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후보 간 득표차는 8만여표였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더 작은 표차에도 재투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트럼프 선거 결과 불복 가능성
트럼프 후보는 이미 2020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 심각한 논란을 빚은 전력이 있는 데다 이번 대선에 임하면서도 불복 가능성을 수차례 시사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패할 경우에도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다 CNN이 지난 20∼23일 미국 유권자 17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유권자 10명 가운데 7명이 트럼프가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해리스 후보가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유권자는 26%에 불과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