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두자릿 수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 증시는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내놓은 조치다.
패시브 ETF는 기초지수를 90% 이상 따라가고,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70% 추종하면서 30% 범위 안에서 운용역이 자율적으로 투자 전략을 짤 수 있다. 액티브형은 이 30%에서 패시브형보다 '플러스알파(+α)'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액티브 ETF는 타임폴리오·삼성액티브·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출시한다. ETN은 삼성증권에서 발행한다.
ETF·ETN을 포함한 상장지수상품(ETP) 상장 규모는 총 5110억원이다. 일본의 밸류업지수인 'JPX프라임150'을 추종하는 ETF 2종 초기 설정액(184억원)을 크게 웃돈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코스콤은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5개 기관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 자금을 매칭해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밸류업 ETF와 구성 종목, 밸류업 공시를 했지만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종목에 투자한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아홉 개나 동시 출시되는 만큼 사실상 운용보수가 낮은 운용사 상품에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신탁원본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자산운용(2040억원)과 KB자산운용의 운용보수가 0.008%로 가장 낮다. 신탁원본액 2위(1130억원)인 삼성자산운용도 0.0099%의 낮은 보수를 내세웠다.
다만 밸류업 ETF가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밸류업 ETF가 흥행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ETF와 차별점이 없는 데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어쩔 수 없이 편승하는 상품이어서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운용의 폭도 넓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평가된 고배당 종목이 빠지고 주주환원에 인색하던 기업이 다수 편입되는 등 밸류업지수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을 감안해 거래소가 연내 지수 리밸런싱(종목 변경)에 나설 예정이어서 종목 편출입에 따라 ETF 주가도 출렁일 수 있다.
밸류업 지수 자체가 코스피 등 기존 지수와 유사하다는 점도 ETF 수익률 상승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9월 말 지수 공개 후 일부 편입 종목이 밸류업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연말 지수 리밸런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밸런싱이 이뤄지면 지수 내 종목 편·출입과 비중 자체가 달라져 운용사들은 출시 한 달 만에 종목 매매를 다시 해야 한다. 이때 발생한 매매 비용은 투자 성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리밸런싱과 관련해선 패시브 ETF의 손실이 액티브형보다 크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패시브 ETF는 지수와 동일하게 운용하기 때문에 종목이 많이 바뀌면 매매수수료로 인해 손실이 일어나게 된다"며 "반면 액티브 ETF는 시장 상황에 맞춰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의 일부 물량은 보유하고 상관계수만 지키면 되기에 패시브형보다는 불필요한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출시 초기에 기관 자금이 충분히 유입되는지가 밸류업 ETF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출시 직후 연기금 등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가장 중요 포인트"라며 "초기에 기관들이 ETF로 자금을 집행한다면 밸류업 ETF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00억원의 펀드 자금은 시장의 움직임을 되돌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20조~30조원의 거대한 기금 자금이 유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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