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는 분석들이 제기되자 그동안 랠리를 펼쳤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의 매도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두고 그동안 트럼프 당선에 베팅했던 ‘트럼프 트레이드’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되돌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지지에 힘입어 상승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NBC 뉴스의 최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은 49% 동률로 나타났다.
최근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베팅하면서 그의 관세 인상 및 감세 정책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모두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지난주 달러 지수는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고,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은 7월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블룸버그는 그렇지만 이날 거래에서는 장기물 수익률 상승과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에 베팅했던 국채 옵션 포지션을 청산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한 10년물 국채 금리가 4% 이하로 하락하는 채권시장 랠리를 겨냥한 신규 포지션 구축이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대선이 임박하자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줄고 연준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면서 채권 매수세에 다시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수석 시장 기술 전략가는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몇 주째 상승하면서 4.35%의 저항선에 도달했다”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7일 금리를 인하할 전망이고, 이는 연말까지 수익률이 4% 이하로 떨어질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이달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8%로 반영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 약화로 달러 매수세가 약해졌다.
미쓰비시UFJ의 리 하드먼 수석 통화 애널리스트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승리하고 공화당이 대선과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하는 '레드 스윕'이 발생하면 미국 달러가 가장 강세를 보일 것이고, 해리스가 승리하고 의회가 분열되면 달러는 지난달의 강한 상승세를 빠르게 반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 코먼웰스은행의 캐럴 콩 전략가는 “시장은 현재 해리스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달러 강세 여지가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