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 CNBC 방송은 미국 대선 결과에 실망한 미국인들의 해외 이주 관련 검색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트럼프의 대선 승리 확정 소식에 ‘캐나다로 이주하는 방법’에 대한 검색은 정점을 찍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버몬트, 메인, 오리건 및 워싱턴과 같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특히 해외 이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이달 초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1%는 선호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해외 이주를 고려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온라인 게임 사이트 카지노(Casino.org)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정서는 실제 의도보다는 좌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거의 60%는 이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답했다. 반면에 미국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응답한 사람은 2.6%에 그쳤다.
이주하고 싶은 곳
실망스러운 대선 결과 이후 미국인 5명 중 1명은 캐나다를 선호하는 이주 목적지로 꼽았다.
2위는 영국이 차지했고, 아시아 관광지의 대명사인 일본이 3위로 뒤를 이었다.
전 세계에서 인종적으로 가장 동질적인 선진국 중 하나인 일본은 이민 비율이 낮은 국가지만,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로 인한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외국인들에게 개방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초 자격을 갖춘 외국인이 최대 6개월 동안 일본에 체류할 수 있는 ‘디지털 유목민’ 비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며 연간 소득이 최소 1000만 엔(약 9100만원)인 사람들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
일본에 이어 호주, 이탈리아, 아일랜드, 뉴질랜드, 스위스, 스페인 및 프랑스가 미국인의 이주 희망 국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전체 21위에 올랐고, 아시아 국가 중에 필리핀이 22위, 태국이 23위로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 이주에 관심을 보인 응답자들은 ‘문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일자리와 건강관리가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약 3%는 지지하는 후보가 패한 뒤 해외로 이주하려는 이유로 세금과 교육 문제를 꼽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18~65세 사이의 미국인 4000여 명을 대상으로 2024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해외 이주에 대한 생각을 조사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