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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R 기술로 단맛 높인 토마토…유전자 편집으로 과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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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R 기술로 단맛 높인 토마토…유전자 편집으로 과일 혁신

서울에 있는 한 마트에 진열된 토마토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에 있는 한 마트에 진열된 토마토의 모습. 사진=뉴시스
과일이 더 달아질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유전자 편집 기술인 'CRISPR-Cas9'을 활용해 토마토의 당도를 최대 30%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획기적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되며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CRISPR-Cas9은 특정 DNA 부위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는 기술로,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토마토의 당 생성에 관여하는 두 개의 유전자를 비활성화했다. 그 결과, 기존 대량 생산 토마토보다 단맛이 크게 증가한 품종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의 토마토는 과거 야생종에 비해 크기가 최대 100배 커지고 생산량도 획기적으로 늘었지만, 이 과정에서 당 비율이 낮아지며 맛이 희생된 바 있다. 연구진은 대량 재배되는 토마토와 야생종의 유전체를 비교해 당 생성 효소와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냈고, 이를 CRISPR 기술로 조작함으로써 단맛을 복구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더 달콤한 토마토를 만들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토마토 소스나 페이스트 같은 가공식품의 생산 공정에서도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제조 과정은 과일 속 물기를 제거해 맛을 강화하는 데 비용이 소요되지만, 당도가 높은 토마토는 이러한 과정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다른 과일과 작물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과일이 당을 생성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했다"며, "유전자 편집을 통해 사라진 유전적 특성을 복구하거나 품종 개량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발견이 농업뿐만 아니라 식품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맛있고 효율적으로 생산된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 날이 머지않았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