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에 대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노조원들의 반응은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잠정합의 발표직후 진행된 전삼노의 협상결과 발표자리에서 전삼노는 “2025년 임금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합의했다”면서 “7월 사측에 요구했던 200만포인트 요구사항을 사측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협상결과에 대해 삼성전자와 노사가 한발씩 물러났다는 평가다. 당초 전삼노는 임금인상률 5.6%를 요구했지만 삼성전자는 임금인상률 5.1%를 고수했다. 임금인상률에서 전삼노가 삼성전자에 한발 양보했지만 전삼노의 패밀리넷 포인트 200만포인트 요구사항을 삼성전자가 수용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패밀리넷 포인트 200만포인트를 총 직원 12만5000명에게 지금함으로써 약 2500억원의 비용을 떠안게 됐다. 하지만 위험요소로 평가되어 왔던 노조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노조리스크는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사업의 발목을 붙잡던 족쇄였다. 3분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에서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직접적인 원인은 고객사 확보 실패다.
파운드리부문 특성상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필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조리스크가 우려되는 기업은 당연히 수주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은 노조리스크가 없는 기업을 선호한다. 이를 반영하듯 노조리스크 부담이 전혀 없는 대만의 TSMC로 제품 주문이 몰리는 모습이다.
잠정합의안의 통과는 분위기 쇄신을 추진하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개혁을 예고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