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합병 불확실성 해소에 주목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비용을 줄이고 대외적인 경쟁력이 제고돼 수요를 더 확보할 수 있다"며 "(여러 회사가 경쟁하는 것보다) 하나의 큰 합병회사가 수요를 효율적으로 분산해 새 노선을 유치할 여력을 만들면 훨씬 많은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철 교수는 "영토가 넓은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 등 다른 국가들은 대형 FSC를 한곳만 둔다"며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산업일수록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대세인 데다 항공산업은 글로벌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대한항공과 경쟁 구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이 아닌 국내 항공사와의 경쟁에 함몰되면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합병이 임박한 만큼 앞으로 대한항공을 넘어 항공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새로 구축하기 위한 업계와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합병 과정에서 내부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다 EC의 합병 승인조건을 이행하려고 대한항공이 일부 알짜 노선을 LCC에 매각하면서 항공 시장 판도가 변화 중이기 때문이다.
이윤철 교수는 "합병 이후 발생하는 유휴 인력을 새로운 영역에 투입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치사슬 하나 하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여러 LCC 간 이합집산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이들 사이의 산업 생태계를 새롭게 만드는 부분에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휘영 교수는 "합병으로 늘어난 정비인력과 장비를 이용해 LCC 등 국내외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권을 확장하는 방향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