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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블랙웰', 또다시 발목 잡는 과열 문제…데이터센터 적용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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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블랙웰', 또다시 발목 잡는 과열 문제…데이터센터 적용 '빨간불'

생산 결함 이어 서버 과열까지…출시 지연 불가피 전망
메타·MS·구글 등 주요 고객사, 데이터센터 구축 차질 우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컴퓨텍스 포럼을 앞두고 열린 행사에서 블랙웰 플랫폼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컴퓨텍스 포럼을 앞두고 열린 행사에서 블랙웰 플랫폼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가 야심 차게 내놓은 차세대 AI 칩 '블랙웰'이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생산 과정에서의 결함으로 출시가 늦어진 데 이어 이번에는 서버 과열 문제까지 불거진 것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7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이 맞춤형 서버 랙(서버, 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 시스템 등 다양한 IT 장비를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한 프레임워크)에 연결될 경우 과열 현상을 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블랙웰을 주문한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등 주요 고객사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 랙 설계 변경을 공급업체에 여러 차례 요구했다. 블랙웰 칩의 높은 발열량을 감당하기 위한 냉각 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보도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 "엔지니어링 팀은 선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링을 되풀이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예상되는 일"이라고 답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지난 3월 야심 차게 공개한 차세대 AI 칩이다. 기존 칩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 AI 개발 및 딥러닝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과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이었던 블랙웰은 생산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되면서 출시가 최소 3개월 이상 늦춰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블랙웰에 설계상 결함이 있었다"고 시인하며 "칩셋을 작동시키기 위해 7가지 유형의 반도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잇따른 악재에 업계에서는 블랙웰의 정상적인 출시 및 공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 서버 과열 문제는 단순한 생산 지연을 넘어 블랙웰 칩 자체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블랙웰은 개당 가격이 4만 달러(약 5584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칩이다. 엔비디아의 첨단 프로세서 2개를 비롯해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칩에 들어가는 부품이 늘어날수록 결함이나 발열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랙웰의 출시 지연은 엔비디아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블랙웰 출시가 계속 미뤄질 경우 경쟁사들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블랙웰을 기다려온 메타·MS·구글 등 주요 고객사들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블랙웰을 활용해 자사의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블랙웰 도입이 늦어질수록 이러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의 과열 문제를 해결하고 조속히 양산에 들어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랙웰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발열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엔비디아에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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