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하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오히려 1기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강화된 감세 정책을 비롯해 지난 대선을 위해 트럼프가 쏟아낸 수많은 공약을 실현하려면 역대급 정부재정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이미 심각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미국 경제가 또다시 인플레이션 국면에 빠져들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 트럼프표 역대급 감세안+폭탄 관세 정책의 여파
18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노벨상을 받은 경제전문가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역대급 고물가가 진정되고 미국 중앙은행이 4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조성된 연착륙 흐름이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인 골드만삭스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 중인 경제전문가 얀 해치어스는 트럼프의 대표 경제공약에 속하는 폭탄급 관세 인상의 여파로 미국의 경제성장 동력에 큰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치어스는 지난 15일 골드만삭스 고객들에게 돌린 투자노트에서 “차기 행정부에서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를 망라한 역대급 관세 인상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크게 줄어드는 일”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리서치 전문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최근 펴낸 투자보고서에서 “트럼프표 폭탄 관세 정책과 반이민 정책의 여파로 잦아든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 투자자들, 성장 전망하면서도 인플레 우려
이같은 비관론은 경제전문가들만 내놓고 있지 않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벌여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사라지지 않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태로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해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여전히 표시했다.
이와 관련, 스티글리츠 교수도 “트럼프표 폭탄 관세 정책의 여파로 미국 내 물가가 급등하면서 ‘악성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심각한 인플레가 다시 닥치면 연방준비제도 역시 금리 인하 행보를 거둬들이고 금리를 다시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티글리츠는 “고금리 기조가 다시 이어지고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맞서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이 보복 조치를 내놓게 되면 미국 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도 침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