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 시각) “공화당이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공약을 법제화하려고 개략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면서 “공화당은 민주당을 우회해 미국의 세금과 지출 정책을 결정할 다수의 법을 당론에 맞춰 제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이 입법부와 행정부를 모두 장악했기에 장기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드물지만 오래가기 힘든 기회를 잡았다고 NYT가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인 2017년 '감세와 일자리법(TCJA)'을 통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하고, 팁에 붙는 세금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감세 연장을 취임 100일 지나 내년 말 이전에 마무리하려 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대오 이탈 없이 감세 연장 법을 통과시키려면 재정적자 확대분을 상쇄할 수 있는 상응 조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공화당은 한국산을 비롯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와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신문은 보편 관세와 중국산에 대한 고율 관세가 법제화되면 이를 되돌려놓기가 어렵게 되고,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을 일부 충당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된다고 짚었다.
그렇지만 관세 관련 법안에 미국의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주 출신 의원들의 다수가 흔쾌히 찬성표를 던지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트럼프 당선인 정부가 보편 관세를 도입하면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겨냥해 무역 보복에 나설 게 확실하고, 이때 미국의 수출이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트럼프 당선인 정부는 미국 서비스 노동자들이 받는 팁, 저소득층 사회보장혜택 등에 부과되던 세금을 없애겠다는 공약도 법제화할 계획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를 주는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석유·가스회사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인 해럴드 햄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끄는 에너지정책팀이 IRA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측은 정권 인수팀에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으로 청정에너지 산업이 번성한 지역 출신의 공화당 의원들이 관련 법인 IRA 폐기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