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서울 교통회관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이 진행된다.
정관이 변경된다면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전체 표의 3분의 2를 차지해야 한다.
이사회가 5대5 구조로 바뀌면 두 형제가 한미약품그룹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이를 제지해야하지만 지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관이나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필요하다.
반면 3자 연합은 지분은 유리하지만 정관 변경을 위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
법을 앞세워 신뢰 깎는 두 형제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이뤄진 두 형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외 3명과 그룹사 고위임원, 사모펀드 운영사 라데팡스 파트너스 김남규 대표 등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등에관한법률위반(일명 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특히 그룹사 고위임원에는 앞서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두 형제를 지지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고발 내용은 △부적절한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이다.
한미사이언스는 15일 강남경찰서에 3자 연합과 이들을 위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3자 연합의 의결권 대행사가 한미사이언스 로고가 박힌 명함을 사용하면서 주주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3일에는 임 사내이사가 운영하는 회사 코리그룹에서 송 회장과 박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지난 2002년 설립한 가현문화재단에 이사회 승인 없이 기부행위를 한 것을 문제삼았다.
두 형제가 법률적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3자 연합이 한미약품그룹을 차지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가능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서 법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흔한 방식 중 하나"라며 "상대방의 리스크를 강요하면서 기관이나 소액주주들의 환심을 사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이 과정에서 법리적 문제를 과도하게 걸고 넘어지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무분별한 고소를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소 대상 중에는 우 대표도 포함됐다. 온리안팜이 팝업스토어를 건설하는 과정 일부만 가지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것이 내 잘못"…감정을 호소하는 3자 연합
반면 3자 연합은 법리적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정으로 기관과 소액주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송 회장은 두 형제들의 고소와 관련해 "두 아들을 잘 키우지 못한 자신의 잘못으로 주주들에게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송 회장은 "고소한 것에 대해 무고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인륜에 반할 수 있다는 심정으로 자제하고 있다"며 "앞에서는 화합 뒤에서는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형제들의 민낯을 본 주주들이 이번 임시주총에서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