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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페 1백만개 비축" … 베센트 재무장관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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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페 1백만개 비축" … 베센트 재무장관 내정자

비트코인 전략자산비축 법안 발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

베센트 재무장관 내정자/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베센트 재무장관 내정자/사진=로이터
트럼프 정부가 내년 1월 취임 직후 "가상화페 1백만개를 매입 비축하겠다"고 밝히면서 리플 도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 암호화폐가 환호 폭발하고 있다.

2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옹호론을 밝혔다. 그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밝힌 미국 정부의 준비자산으로써 비트코인 매집 아이디어를 극찬하며 "비트코인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후 '비트코인 준비 법안'의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준비 법안은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연준이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5%인 비트코인 100만개를 매입, 20년간 보유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자주 약속한 가운데 실제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전면에 대거 포진시켰다.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밝혔던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본격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 주요 인선 가운데 대표적인 '친가상화폐 인사'로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그리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꼽힌다. 대선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선거자금 모금과 선거운동 지원에 발벗고 나서면서 최측근 핵심 인사가 된 머스크는 일찌감치 가상화폐 추종자였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2021년 2월 당시 1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그해 4월 보유분의 10%를 처분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양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5만7000달러대 안팎이었다. 2021년부터는 '도지코인 아버지'를 자처하며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띄웠다. 자신이 맡게 되는 정부효율부의 약자도 도지코인의 이름을 딴 'DOGE'라고 명명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예산 절감 및 규제 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어서 가상화폐에 대해 규제 위주였던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상무장관 내정자인 러트닉은 가상화폐 전도사를 자처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억만장자 금융 자산가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인 러트닉은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의 마음을 돌려 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막대한 돈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가상화폐 업계의 모금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도 빼놓을 수 없는 가상화폐 옹호론자다. 그는 "가상화폐는 자유에 관한 것이며 암호화폐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상원이 베센트를 인준하면 미국 종이 화폐 전면에 서명하는 인물(재무장관)이 가상화폐와 같은 디지털 자산 지지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상화폐 업무와 직접 맞닿아 있는 증권거래위원장(SEC)도 친가상화폐 인물이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와 머스크/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와 머스크/ 사진=로이터


바이든 정부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가상화폐 업계와 각을 세워온 개리 겐슬러 현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 물러나겠다고 이미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도 대선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후임 SEC 위원장으로는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와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트 피어스 현 SEC 위원 등이 거론된다. 로빈후드는 가상화폐와 주식 거래 등을 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SEC 위원으로 활동한 갤러거는 가상화폐를 증권이 아닌 별개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CFTC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2018년 "나는 가상화폐 시장을 위한 미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가상화폐 시장 육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헤스트 피어스 위원은 현 바이든 정부의 겐슬러 위원장과 가상화폐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가상화폐 정책만을 전담하는 새로운 직책을 백악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친가상화폐 인물이 중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자리는 백악관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등 가상화폐를 관할하는 다양한 기관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7월 가상화폐 연례 최대 행사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 "비트코인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strategic national bitcoin stockpile)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해 미국에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이 가상화폐를 외면할 경우 중국이 대신 전면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비트코인은 달나라로 가고 있으며 난 미국이 그 길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집권 2기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62)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베센트를 제79대 미 재무장관으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는 세계 최고의 국제 투자자이자 지정학적 및 경제적 전략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센트는 오랫동안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위대한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그는 내가 세계 최고의 경제,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중심지, 자본의 목적지로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 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특히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센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올해 대선 기간 유세에 자주 동행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잇따라 주최하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의 최고위 경제 정책 부처다.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그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 공약을 실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는 이러한 보편적 관세가 무역 전쟁을 촉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월가 등 미국 경제계의 우려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굳건히 지지·옹호해왔다. 그는 올해 대선 이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두 사람 간 막후 경쟁이 격화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고심을 거듭해왔다. 이번 대선을 통해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6일 러트닉에 대해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운 반면, 베센트에 대해서는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이라고 깎아내린 적도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3일(현지시간) 사상 첫 10만 달러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9만9천80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10만 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10만 달러의 매물벽을 넘지 못하고 일단 후퇴한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을 기점으로 40%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이 잠시 쉬어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알트코인(비트코인 이후의 후발 가상화폐)이 다시 상승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리플과 도지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