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가상자산 급등락… 금융당국 이상거래 감시 강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알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변동성이 극심해지자 금융당국이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을 강화한다.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들의 이상거래 감시 운영 실태와 최근 가상자산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취지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첫 9만9000달러를 돌파하고, 코인마켓캡 추산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가 전날 기준 87로, 열흘 넘게 '극도의 탐욕'(80 이상) 구간을 오르내리면서 과열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감시 시스템과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 프로세스 등 개선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과열이 우려되는데 따른 것이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1억4000만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지난달 말 종가(9811만2000원)보다 40% 이상 높다.

일각에선 이번 상승장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하루 거래액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것보다 10조원 가량 많은 수준이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전날 오후 6시 기준 24시간 거래 규모는 25조32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8172억원)과 코스닥시장(7조9967억원)을 합한 것보다 10조원 가량 많다.

코인마켓캡이 추산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전날 기준 87이다. 이미 열흘 넘게 '극도의 탐욕'(80 이상) 구간에 머물러 시장에선 과열로 해석하고 있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리플, 도지코인, 스텔라루멘 등 알트코인 거래 규모가 비트코인을 훌쩍 뛰어넘었다. 거래 규모가 미미한 '동전주'가 이유 없이 급등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상거래를 우려하고 있다.

거래소들도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격, 거래량 변동, 매매 유형, 시기별 시세상승률,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주문 등을 고려해 이상거래를 적출하고 있다.

가상자산 유통량이 늘어나 주문량이 많아져도 호가에 관여하는 비율이 낮아지면서 이상거래 적출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이상거래가 의심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상자산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현재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거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자체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들에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도 강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시장 조사업무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상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에 거래유의를 안내하고, 해당 이용자 또는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를 중지해야 한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