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인데도 세금 내란 말이냐!" 가상자산 과세에 투자자 불만 폭발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환호성이 들려오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이 가상자산 수익에 과세한다는 입장을 내놓자 투자자들이 분노에 휩싸였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22%를 과세하겠다는 건데 지금까지 손해만 보던 국내 투자자들이 이제서야 본전 또는 수익을 내니 과세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과세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투자소득 중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 세율로 과세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 7월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늦추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야당이 여당과 정부의 유예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있다. 진 정책위의장은 "4년 전 입법돼 두 번 유예된 바 있는데, 이제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위해서도 과세를 시행할 때가 됐다"며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진 정책위원장은 "코인은 실물 경제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과세가 부담된다면 현재 250만원으로 돼 있는 공제한도를 5000만원까지 대폭 상향해 부담을 줄이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덧붙였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지도부 비공개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냐"고 물으며 의문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의문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내년 1월 가상자산 공제한도를 기존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정면 반박하며 2년 유예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그 과세는 공정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또 자신의 SNS에 "민주당은 착각하고 있다. 이건 국민의힘이나 정부와 싸우는 게 아니라 800만 투자자들 그리고 청년들과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없이 무턱대고 과세부터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회전자청원을 넣은 한 투자자는 "금투세와 코인 과세 유예는 하나의 세트다. 둘은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기에 한 쪽이 폐지되거나 유예되면 당연히 다른 한 쪽도 똑같이 따라가야 한다. 같은 투자인데 한 쪽은 과세이고 다른 한 쪽은 폐지다? 이는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코인은 일반 매매 수익, 선물, 에어드랍, 스테이킹 보상, 런치패드, 런치풀, IDO(탈중앙화거래소 상장), ICO(가상자산공개), 디파이(DeFi), 유동성 공급 수수료, 직접 채굴) 등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많다. 또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이들도 무척 많은데 이에 대한 방안도 없이 무턱대고 과세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가상자산에서 파생되는 수익의 납세 명목과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대부분의 가상자산 투자자 일반 국민(1500만명 이상)들은 과세에 동의할수 없다"며 야당의 과세안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