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핼리팩스 국제 안보 포럼에서 캐나다가 나토의 국내총생산(GDP) 2% 방위비 분담 증액 목표를 오는 2032년까지 달성할 것이고, 가능하면 이보다 이를 시점에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공화당 인사들은 캐나다의 계획이 충분하지 않다고 즉각 반발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캐나다는 나토의 32개 회원국 중에서 GDP 대비 2% 방위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8개 국가 중 하나로 그 비율은 현재 1.37%이다. 캐나다는 나토 회원국 중 GDP 규모 기준으로 6번째 국가지만 방위비 분담 비율은 27위에 그쳤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에서 만났다. 나토 수장과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첫 만남에서 논의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에서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목표치를 GDP 대비 2%에서 3%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동맹국이 제 몫을 하도록 만들겠다. 그들은 공정한 분담(fair share)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월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액을 비판하면서 “세기의 도둑질"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월에는 러시아가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침공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4년 현재 GDP 대비 방위비 지출이 2%를 넘기지 못한 회원국은 32개국 중 크로아티아(1.81%) , 포르투갈(1.55%) , 이탈리아(1.49%) ,캐나다(1.37%), 벨기에(1.30%), 룩셈부르크(1.29%), 슬로베니아(1.29%), 스페인(1.28%) 등 8개국이다.
3%를 넘긴 회원국은 폴란드(4.12%), 에스토니아(3.43%) , 미국(3.38%), 라트비아(3.15%), 그리스(3.08%) 등 5개국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각각 GDP의 2.33%, 2.06%, 2.12%를 방위비로 지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과 훌륭한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지렛대로 삼아 한미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 협상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에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종전 대비 5∼6배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라고 압박했었다. 이에 따라 당시에 한미 양국 정부가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2021년 1월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뒤 후속 협상을 거쳐 양측이 절충점을 찾았었다.
한미 양국은 최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안에 합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한국의 분담액을 더 늘리도록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