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가 하락 시 주요 정책 즉각 변경할 것...주가를 경제 성적표로 인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이후 자기의 경제 정책으로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 지수가 하락하면 즉각 시행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뉴욕 증시의 주가를 경제 성적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는 집권 2기 출범 후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경제 정책을 과감하게 바꿀 것으로 월가가 예상한다.

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4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 정부에서는 주식 시장이 주요 경제 정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한국산을 포함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 60%의 고율 관세를 매겼다가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이런 정책 시행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가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끄는 공화당은 지난 11·5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이 의회의 제동 장치 없이 자기의 경제 정책을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때 차기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주가가 오르면 이를 계속 시행하고, 주가가 내려가면 정책 시행을 보류할 수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트럼프 당선인에게 제동을 걸 수 유일한 곳이 뉴욕 증시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에 주가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했다. 그는 주가가 오르면 즉각 이를 자신의 공으로 내세우고, 주가가 내려가면 책임 전가에 열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 즉각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보편 관세와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의 조처를 강행할 방침이다. 그렇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과 채권 투자자들은 이런 사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주식을 매도하려 들 수 있으며 이때 뉴욕의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급락할 수 있다.

주가가 내려가면 부동산 재벌인 그의 재산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산을 60억 달러(약 8조4000억 원)로 평가했다. 이 재산의 상당 부분이 주가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당선인이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경제 정책 시행을 꺼릴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스콧 베센트(62)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는 트럼프의 관세 확대 정책을 옹호했으나 이것이 대외 협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트럼프 당선인 정부가 무역 상대국과 협상이 이뤄지면 관세 부과 면제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보편 관세 정책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이를 다른 나라를 움직이는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