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달러 강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정책 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추가적인 정책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앤드류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와 관세 부과 가능성을 고려할 때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은은 미의 정치 상황과 달러 강세를 주시하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지난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미국의 정치 상황으로 인해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최근에는 이를 60%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대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하원의원을 CIA 국장으로 지명하는 등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틸튼은 "중국 정부는 현재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내년 상반기 위안화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50위안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아시아 신흥국 경제에 큰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