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항소심 재판의 최후 진술을 통해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회사의 미래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3년 넘는 오래 기간의 재판 끝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안도감보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 느꼈다”며 “삼성과 저에게 보내주신 애정 어린 비판과 격려를 접하면서 회사 경영에 대한 새 각오도 마음 속 깊이 다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진행된 항소심 재판은 제 자신과 회사경영을 되돌아보고 다시 성찰할 귀한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훼손한 것은 우리 경제의 정의와 자본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적 가치"라며 "합병 당시 주주 반발로 합병 성사가 불투명해지자 합병 찬성이 곧 국익 위한 것이라며 주주들을 기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판결은 앞으로 재벌기업 구조 개편과 회계처리 방향에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지배주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위법과 편법을 동원해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5년 두 회사의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하지만 올해 2월 1심은 이 회장의 관련 혐의 19개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취지였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