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외국인 거주자들이 대거 홍콩을 떠나면서 외국인 선호 지역의 주택 임대료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12% 급락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미들랜드 리얼티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홍콩의 주택 임대료는 평균 5.7% 상승해 2019년 고점 대비 1.2% 낮은 수준까지 회복했다.
임대 플랫폼 Spacious.hk의 제임스 피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람들이 홍콩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2019년 이전과 같은 인구 통계는 아니다”라며 “고급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거주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금융 및 법률 분야의 외국인 주재원 유입 역시 줄었다고 덧붙였다.
Spacious.hk에 따르면 주로 중국 본토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인 통총의 임대료가 올해 들어 16.4% 급등한 것을 비롯해 노스포인트, 서구룡, 올림픽 지역 등의 임대료가 10% 넘게 상승했다.
반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인 피크(-10.6%), 소손 힐 및 스탠리 지역의 임대료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홍콩의 주택 가격도 좀처럼 약세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센터라인 프로퍼티에 따르면 11월17일까지 한 주 동안 홍콩의 주택 가격은 전주 대비 0.71% 하락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최고 주거지역으로 인정받던 피크 지역의 주택 공실률이 급증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부동산 중개업체 해비타트의 앨런 리 중개인은 식민지 시대부터 부의 상징이었던 홍콩의 유명한 스카이라인이 내려다보이는 피크 지역에 임대용 주택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리는 “피크는 전통적으로 매우 좋은 위치”라면서 “헤지펀드 매니저나 투자은행의 최고경영자(CEO) 또는 고위직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리카싱을 포함한 홍콩에서 가장 부유한 재벌들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소손 힐의 임대료도 12.2%나 하락했다.
소손 힐 지역의 평균 월 주택 임대료는 9만 홍콩 달러(1만1600달러·약 1600만 원)에서 9만5000 홍콩 달러(약 1700만 원) 사이이며 피크 지역의 임대료는 소손 힐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홍콩섬 남쪽의 모래 해변과 고급 주택이 즐비한 주거지로 부유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지역인 스탠리도 올해 임대료가 9.2% 하락했다.
반면 중국으로 가는 고속 열차 역이 위치한 서구룡 지역에서는 신규 주택 임대차 계약의 약 70%를 중국 본토 전문직 종사자들이 차지하면서 임대료가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