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 항소심'의 최후 변론에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지금 삼성이 맞이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고 위기를 인정했다. 이 회장이 삼성의 위기론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는 이 회장의 이번 메시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위기를 인정한 만큼 이 회장이 본격적인 쇄신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뒤를 잇는 이재용식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나 이에 준하는 개혁 메시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에 대한 세계적인 평가에도 선대회장의 리더십을 계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미국 경제 매체 '포춘'지는 최근 이 회장을 '비즈니스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국내 기업인 중 100위 안에 든 것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포춘은 이 회장에 대해 "할아버지가 창업한 삼성에서 아버지 이건희 선대회장의 뒤를 잇기 위해 오랜 기간 교육받고 훈련받았다"면서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혼수상태에 빠진 2014년부터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로 활동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도 이 회장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 회장이)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면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내놓을 삼성의 본격적인 쇄신 전략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삼성은 이르면 27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장용석·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