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뉴욕증시와 가상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크리스 지안카를로(Chris Giancarlo)는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해 미국 SEC가 블록체인 결제 스타트업 리플과의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이 높으며 위원장 갠슬러는 1월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EC가 재판에서 패소한 대부분의 가상화폐 소송을 취하할 것을 권고할 것이라며 특히 리플에 대한 소송은 취하해야 하며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명백하게 밝혔다.
리플에 유리한 해결 가능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친화적 규제 환경 조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XRP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잠재력을 다시 보면서 리플 시세도 이러한 상황에서 리플 최고 법률책임자인 스튜어트 앨더로티가 "SEC 차기 수장은 사시 코인이 아닌 모든 가상화폐에 대한 소송을 취임 즉시 취하해야 한다"라고 요구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지안카를로는 최근 갠슬러 후임 경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그가 SEC 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후 '비트코인 준비 법안'의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준비 법안은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연준이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5%인 비트코인 100만개를 매입, 20년간 보유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자주 약속한 가운데 실제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전면에 대거 포진시켰다.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본격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 주요 인선 가운데 대표적인 '친가상화폐 인사'로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그리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꼽힌다. 대선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선거자금 모금과 선거운동 지원에 발벗고 나서면서 최측근 핵심 인사가 된 머스크는 일찌감치 가상화폐 추종자였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지난 2021년 2월 당시 1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그해 4월 보유분의 10%를 처분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양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5만7000달러대 안팎이었다. 2021년부터는 '도지코인 아버지'를 자처하며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띄웠다. 자기가 맡을 정부효율부의 약자도 도지코인의 이름을 딴 'DOGE'라고 명명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예산 절감과 규제 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어서 가상화폐에 대해 규제 위주였던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상무장관 내정자인 러트닉은 가상화폐 전도사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억만장자 금융 자산가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인 러트닉은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트럼프의 마음을 돌려 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가상화폐 업계와 각을 세워온 개리 겐슬러 현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일인 내년 1월20일 물러나겠다고 이미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도 대선 기간 자기가 당선되면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후임 SEC 위원장으로는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와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트 피어스 현 SEC 위원 등이 거론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