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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리·최교익·장혜주의 '더 판', 놀이문화의 새로운 브랜드 창출한 퍼포먼스 창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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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리·최교익·장혜주의 '더 판', 놀이문화의 새로운 브랜드 창출한 퍼포먼스 창극

'더 판', 박애리 음악·최교익 연출·장혜주 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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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창극 '더 판'
11월 2일(토) 저녁 7시, 3일(토) 낮 2시 저녁 다섯 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세 차례 공연된 「더 판」(더 판-상여소리와 난장판의 경계에서)은 놀이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월하탄금(月下彈琴)의 현대판 「더 판」은 달의 마음을 읽어내듯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놀이의 세 축은 박애리(예술감독·작창, 동국대 한국음악과 교수), 최교익(신작·연출, 신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장혜주(총안무, 예술단체 링카트(LINKART) 대표)였다. 정제되고 조율된 「더 판」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소지한 대중 친화적 명품으로 태어났다.·

문화예술 시대의 본격적 도래를 알리고 있는 「더 판」은 컴퍼니독무 주최·주관, 컴퍼니독무·링카트·극단 두하늘·극단 아이터 제작, 신한대 하이브리드연구소 & 신한대 하이브리드 문화예술 연구소 후원의 작품이다. 능력 있는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한국 콘텐츠의 일면을 보여 준 「더 판」은 한국산 전통의 국악, 판소리, 연희, 태권도, 난타 등과 현대무용, 악극(樂劇) 연기, 마술이 조화롭게 어울린 가족 창극 패키지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출연진들의 적극적인 연기 몰입 자세가 남다르며 진정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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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판」의 사연: 장충골 최고의 공연 팀을 가리기 위한 선발대회가 열린다. 빠른 장면 전환으로 현대무용, 태권도, 난타, 매직쇼까지 보여 주며 불꽃 튀는 경쟁 속에 무대는 한껏 달아오르며 경연장이 된다. 이어 최고 심청이를 가리기 위한 ‘소리’ 심사. 경연에 참여한 여인 형주에게는 두 가지의 간절한 소원이 있다. ‘심청이’라는 주인공 역을 따내는 것과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일이다. 엄마의 49재 날, 형주는 간절한 기도를 통해 늘 형주를 격려하며 힘이 되어준 엄마를 만나는 기적을 이룬다. 이야기는 한국인의 정서를 파고든다.
「더 판」은 국립극장 대관공모사업에 선정된 작품이다. 한국 전통예술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거대한 놀이판으로 만든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의 전통예술 세계화 방침에 부합하는 작업이었다. 우리나라 전통문화는 이미 지구촌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있다. 「더 판」은 놀이문화의 우수성과 신명으로 국격을 높이면서 버전의 확장으로 전통예술의 국제화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퍼포먼스와 결합한 판소리는 창극의 묘미를 맛깔나게 했다. 「더 판」은 소통을 공유하며,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이끌 힐링 창극으로 등재되었다.

놀이의 세 축: 박애리 예술감독은 KBS연예대상 리얼리티 최우수상, 제46회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대상, KBS 국악대상, 제8회 남도 민요 경창대회 명창부 대상 대통령상을 받았고, 최교익 연출가는 한국현대무용진흥회 K-Wave Golden Award 특별상,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창작연희 대본공모 우수상, CJ영페스티벌 연극부문 우수작품상, 올해의 심사위원 특별예술가상, 장혜주 총안무가는 예술단체 링카트 대표로서 댄스비전 안무가상, 올해의 심사위원 특별예술가상, 댄스비전 안무가상을 받은 실력자들이다.

무대에서만 가능한 일: 연출가는 「더 판」으로 최형주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소원을 이뤄주기 위한 노력을 한다. 형주의 시선을 통해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고 엄마 향기를 맡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상에 얽힌 형주 모녀의 애달픈 사연을 바탕으로 잊히고 있는 서민들의 자취가 무대 위에 재현된다. 다양한 상황의 분위기가 여러 갈래의 예인들은 서민들을 하나의 풍속도에 넣고 인물들의 움직임을 시각화한다. 서사에 따른 몸짓은 더욱 극적으로 전개된다.

「더 판」의 무대는 무한 공간으로 확장되고, 등장인물들은 시공간을 오가며 역동적 에너지를 분출한다. 하늘극장은 다각도에서 작품 감상이 이루어지는 관람 각도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다양한 감정이 교류되는 특별 공간이다. 출연자들의 높낮이, 방향, 위치, 형태, 경로, 초점, 범위, 밀도 등은 안무가에 의해 세밀한 움직임이 만들어진다. 이 작품은 작가 최교익이 경험했던 사실을 바탕으로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가 소리판을 특별 가동하고 관객들이 시간 여행을 떠나도록 구성된다.

연출가는 장르의 융합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몸짓으로만 과거로의 회귀를 극적으로 표현해 내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는다. 다른 요소들이 가미하고 시간을 조절하게 되었다. 한국동란 이후 1950년대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로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의 성장기를 다루는 「정년이」와 맞물려 「더 판」에서 퍼포먼스 창극 또한 ‘심청이’ 배역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이 장면에서 흙수저 형주는 뼈저린 패배를 맛보게 된다. 결국 이를 극복하며 화려하게 판소리 소리꾼이 되리라는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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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제작감독 봉다룬(유한대 방송연예전공 교수), 작곡 남기오(극단 ‘구’ 상임 음악감독, 밴드 Northpole 725 메인보컬, 작, 편곡), 연기감독 김영래(신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드라마터지 강민호(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 조명감독 정중현(SQUARE ARTS:LIGHT SQUARE 이사)이 맡았고, 출연진은 박애리(이쁜이, 동국대 한국음악과 교수), 남상일(점쟁이, 수원대 국악과 교수), 박은영(엄마, 신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백나현(형주, ‘명색이 아프레걸’), 이시웅 (단장 외, 국립창극단 창악부 부수석), 박근수(사회자,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봉다룬(사회자, 유한대 방송연예전공 교수), 김영래(선인, 신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어 이준영(약장수, 신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박현재(덕수 외, ‘베니스의 상인’), 김태근(훈이 외, ‘록키호러쇼’), 최유리(요정 외, ‘슈트맨’), 심솔(철이 외, ‘호수 위 우주’, 최혜정(이쁜이 외, 태권도원배 전국태권도대회 공인품새 여자개인전 1위), 송승우(건이 외, ‘백의일체’, 박세빈(진주 외, ‘All Shook Up’, 조은수(경상댁 외, ‘시치미’), 박이건(경찰 외, ‘보고싶습니다’), 최지아(어린 형주)가 연기 팀워크에 힘을 보탰다. 전통연희의 이동현(연희공방 음마갱깽 단원), 조정현(사물놀이 향음예술원 단원), 정도윤(제25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 판소리 신인부 대상), 태권도의 문준영(신한대 태권도 시범단), 강민재(2023 U.S.Open Taekwondo Hanmadang 오프닝 시범), 강민재, 2023 U.S.Open Taekwondo Hanmadang 오프닝 시범) 에 이르는 전통연희와 태권도 퍼포먼스가 남다른 흥미를 배가시켰다.

「더 판」은 숱한 예술 형식 가운데 보통 한국인이 즐길 수 있는 공통 분모의 낭만을 소지한 퍼포먼스 창극이었다. 주도적 3인이 판을 깐 작품은 교만한 예술 장식을 거부하고 싱싱한 웃음을 장전한 교감 마술적 공연이었다. 창극의 소생 가능한 가지를 살려 생기를 돌게 하고 갈등을 봉합한 공연의 중심 주제는 모두가 선호하는 판을 짜기에 충분하였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들추어내어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획득해 나간 줄거리는 ‘흰’ 말들의 사연을 닮아가는 것 같다. 「더 판」은 의미적 창극의 일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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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