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차 바이아웃 제도란 고객이 리스한 차량을 리스 계약이 끝난 뒤 인수할 수 있도록 제조사가 허용하는 것으로 테슬라가 그동안 로보택시 형태의 무인 자율주행 전기차 상업화를 야심차게 추진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여서 주목된다.
◇ 테슬라, 5년 만에 리스 바이아웃 프로그램 재가동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발표한 리스차 관련 공지문에서 “테슬라 전기차를 리스한 경우 리스 계약이 끝나면 반납하는 대신에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옵션을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지문에 따르면 신형 모델3과 모델Y를 리스하는 고객의 경우 매달 299달러(약 42만원)의 리스료를 낸 뒤 계약 완료 후 인수가 가능하고 신형 모델S 및 모델X, 사이버트럭의 경우 매월 999달러(약 140만원)의 리스료를 부담한 뒤 역시 리스 계약이 끝나면 인수가 가능해졌다. 차량별 인수 금액은 별도로 정해진다.
테슬라는 “리스 바이아웃은 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차량을 완전히 구매하는 것보다 위험이 적은 대안이므로 선불 약정을 덜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리스 바이아웃 프로그램을 부활시킨 것은 모델3, 모델S, 모델X를 대상으로 운영했던 리스 바이아웃 프로그램을 지난 2019년 사실상 중단시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테슬라는 그 이후 간헐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긴 했으나 테슬라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무인 자율주행차 사업을 위해 전체적으로 리스 바이아웃 프로그램을 사실상 가동하지 않았다.
리스한 전기차를 고객에게 넘기는 대신 소유권을 확보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에 기반한 무인 자율주행 택시 군단을 자체적으로 꾸리기 위해서였다.
◇ 리스차 바이아웃 다시 부활시킨 이유
테슬라가 리스차 바이아웃 옵션을 부활시킨 배경과 관련해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의 속도 조절에 나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렉트렉은 "특히 테슬라가 그동안 공언해온 것과는 달리 FSD 시스템의 자율주행 능력이 아직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는 명실상부한 무인 택시를 구현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테슬라 FDS의 기술적 수준은 고속도로를 비롯한 제한된 주행 환경에서 정지 표지판, 빨간 불을 인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운전자의 개입이 항상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기준에 따르면 총 5등급 가운데 2단계 또는 3단계 자율주행 기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등급 자율주행은 일정한 조건에서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할 수 있지만 운전자가 항상 필요한 수준이며,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단계는 3등급부터이고 5단계가 돼야 비로소 운전자가 완전히 필요 없는 명실상부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정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은 지난 2022년 9월 테슬라의 FSD 시스템은 테슬라 전기차 운전자의 차량 주행을 도와주는 보조장치에 불과한데도 테슬라는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인 것처럼 과장해왔다며 테슬라를 허위 광고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