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8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수정했다.
1.9%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의 예상 수준보다 낮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당초 2.1%로 예상했다가 2.0%로 하향했다. 금융연구원도 내년도 2.0% 성장률을 전망했다.
이는 한은이 걱정하는 지점과 맞닿아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성장률 하향 조정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 변수를 거론하면서 “트럼프 관세 정책은 타이밍이 관건인데,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이는 보편관세는 (특히) 2026년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률 내리막세 수순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앞서 IMF와 KDI가 종전 2.5%에서 2.2%로 하향 제시한 것과 같은 전망치다.
2% 성장률을 지켜낸 주역은 고품질 반도체로 파악된다.
IMF 측은 "올해 성장률은 한국 수요회복 약세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를 힘입어 2.2%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경쟁 심화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3분기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다"면서도 가격 측면에서는 호조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의 경우 인공지능(AI) 서버, 기업용 SSD 등 고용량·고부가 메모리7(HBM) 등 고가 첨단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11월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하지만 GDP 계산은 가격이 아닌 물량을 기준으로 하므로, 물량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수출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겠다는 전망이다. 국내 수출 주도 품목인 반도체는 중국의 중·저 사양 품목 물량공세로 인해 부진을 기록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를 두고 "연말까지 단 1달러라도 더 수출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