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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반도체 굴기' 꺾으려 세 번째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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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반도체 굴기' 꺾으려 세 번째 '철퇴'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세 번째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세 번째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세 번째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조치는 첨단 메모리 칩과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 20여 곳, 투자 기업 2곳, 장비 제조업체 100여 곳을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억제하고, 군사적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 군사력 증강에 활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제재의 핵심은 첨단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의 중국 수출 제한이다. HBM은 인공지능(AI) 훈련 등에 필수적인 첨단 메모리 반도체로 중국은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다.
미국의 제재는 중국 반도체 기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는 추가 제재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SMIC는 2020년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상품 운송 라이선스를 통해 제한적인 사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SMIC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이번 제재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램리서치, KLA,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주요 장비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번 제재로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 매출 감소는 물론,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반면,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에는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자국과 유사한 수출 규제를 시행하는 동맹국에 대해서는 면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자국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