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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주요언론 “윤 탄핵 모면했지만 한국 불확실성은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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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주요언론 “윤 탄핵 모면했지만 한국 불확실성은 더 커져”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내란죄 처벌을 요구하는 한국 시민들이 지난 6일(현지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내란죄 처벌을 요구하는 한국 시민들이 지난 6일(현지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 위기에 몰린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국회의 탄핵 소추안 의결을 위한 투표 자체를 보이콧하면서 국회의 탄핵 소추를 일단 모면했으나 윤 대통령의 거취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지적이 미국 주요언론으로부터 나왔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적인 폭거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적인 탄핵 요구를 외면하고 국회의 탄핵 소추를 무산시킨 국민의힘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 NYT “한국민 반발, 윤 대통령 넘어 국민의힘으로 향해”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를 해 한국 국민을 충격에 빠지게 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의결을 여당인 국민의힘이 좌절시키면서 미국의 맹방에 속하는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한국 국민의 70% 이상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찬성했음에도 국민의힘이 국민의 뜻과 동떨어진 선택을 하면서 한국의 정치적 불안이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NYT는 야권이 국민의힘을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동조한 세력으로 규정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을 무산시키면서 국민적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윤 대통령이 촉발시킨 이번 사태로 인한 한국 국민의 분노는 윤 대통령을 넘어 국민의힘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WP “윤 사퇴 요구하는 국민적 목소리 더 커질 가능성”


또 다른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WP)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주도해 야권 공동으로 제출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민의힘의 표결 거부로 무산됨에 따라 윤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WP는 한국의 국가수사본부가 내란죄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공식 착수한 가운데 민주당이 바로 내주 중 2차 탄핵 소추안을 제출하는 등 탄색 추진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WP는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한 혐의로 국회의 탄핵을 받아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는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좌초된 뒤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민의 대다수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의 반발이 얼마나 더 거세게 일어날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 WSJ “국민의힘, 나라보다 당의 이익 먼저 생각”


미국 유력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고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 자체를 거부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어 탄핵을 무산시킨 결과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WSJ는 특히 한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국민의힘이 오히려 더욱 고립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미국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의 한국 전문 연구원인 칼 프리드호프는 WSJ 인터뷰에서 “한국의 집권 보수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저지함으로써 ‘피로스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피로스의 승리는 고대의 유명 일화로 ‘패전이나 다름없는 승리’ ‘이겼어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 승리’를 뜻하는 말이다.

프리드호프 연구원은 “국민의힘이 국가의 위험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을 지키는 선택을 한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