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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디플레 늪 빠지나...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2%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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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디플레 늪 빠지나...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2% 그쳐

생산자물가는 26개월 연속 하락...경기 부양책에도 역부족

중국 상인들이 저장성 항저우의 의류 도매 시장에서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일 할인을 외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인들이 저장성 항저우의 의류 도매 시장에서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일 할인을 외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8일(현지시각)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를 인용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0.2% 상승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예상된 0.5% 상승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10월 CPI 상승률은 0.3%였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1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하락했는데,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2.8% 하락보다 낮은 수준이다.

CPI와 PPI의 지속적인 저조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내수 수요와 도매 단계의 디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가 9월 이후 금리 인하, 증시 및 부동산 시장 지원, 은행 대출 확대 등 경기 부양책을 쏟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 압력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베키 류 중국 거시경제 전략 책임자는 "특히 과거 미·중 무역전쟁 경험을 고려할 때 중국에서 디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류 책임자는 "인플레이션, 특히 PPI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무역전쟁 기간 동안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지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중국의 PPI 인플레이션은 2025년 내내 마이너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6일 보고서에서 내년 중국 CPI가 거의 제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다른 지표들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월 소매 판매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성장세를 기록했고, 제조업 활동도 두 달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이는 중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음을 시사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25년 경제 목표와 경기 부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Fitch Ratings)는 2025년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2026년 성장률 전망치도 4.3%에서 4.0%로 낮췄다. 피치는 "2025년과 2026년 미국 무역 정책이 중국에 대해 강력한 보호주의적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부동산 부문의 잠재적 안정 신호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는 중국 경제 성장에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지, 아니면 회복세를 이어갈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와 정부 정책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