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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중국의 반독점 조사에 주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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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중국의 반독점 조사에 주가 급락

2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엔비디아 사무실 간판.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엔비디아 사무실 간판.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라는 고래 싸움에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새우 등 신세가 됐다.

중국이 미국산, 또는 미국 기술을 활용한 첨단 반도체로 AI를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계속 강화하자 중국이 반격에 나서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9일(현지시각) 급락했다.
중국은 9일 밤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반독점, 멜라녹스 인수 조사


중국 관영 언론은 9일 밤 중국 국가시장관리국(SAMR)이 최근 수일에 걸쳐 엔비디아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중국 경쟁당국인 SAMR이 아울러 지난 2020년 중국이 조건부로 승인한 이스라엘과 미국 합작사인 멜라녹스를 엔비디아가 인수한 것에 대해서도 다시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당시 69억 달러에 멜라녹스를 인수하면서 중국이 일부 조건을 걸어 이를 승인했지만 엔비디아가 이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멜라녹스는 네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으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로 구성되는 AI 서버용 부품이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설계에 그치지 않고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들을 사들이고,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와중에 인수한 곳이다.

특히 멜라녹스 인수는 엔비디아의 역대 최대급 인수합병(M&A)이었다. 엔비디아는 멜라녹스 인수를 통해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터 연산 시장에 더 깊숙하게 스며들 수 있었다.

정치적 행보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곳으로 전세계 AI 반도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AI를 구축하려면 병렬연산을 하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반도체(GPU)가 필수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AI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고성능 GPU를 중국에 팔 수 없도록 했고, 이때문에 엔비디아는 일부러 사양을 낮춘 GPU를 따로 개발해 중국에 팔아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후에도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엔비디아가 이렇게 개발한 저사양 GPU도 중국에 팔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계속 성능을 낮춘 GPU를 개발하고, 바이든 행정부는 추가 규제로 이를 막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반독점법 전문가는 이번 중국 SAMR의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는 정치적 행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중국 당국이 반독점 조사를 진행 중일 때 언론이 이를 보도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HBM 수출 규제 견제용


중국의 이번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는 미국이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수출 통제 1주일 뒤에 공개됐다.

한국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생산하는 HBM은 AI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를 층층이 쌓아 올린 이 HBM은 AI용 GPU가 고강도 연산을 할 때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마이크론이 긔 뒤를 받치는 형태다.

중국은 HBM 수입 길이 막히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내 경쟁사인 화웨이의 AI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엔비디아를 옥좨 미국이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HBM 수출 통제도 느슨하게 하라는 압력의 일환으로 이번 반독점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타격


중국은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독점 조사는 그 선언이다.

지난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4개 산업단체는 서로 조율을 거친 각 성명에서 회원사들에 미 반도체 구매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미 반도체가 “더 이상 안전하거나 신뢰할만하지 않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 4개 산업 단체는 반도체 수요의 핵심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막후에서 중국 업체들에 화웨이 AI 반도체를 활용하고, 엔비디아 반도체 의존도는 줄이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엔비디아에 중요한 시장이다.

수출이 가능한 저사양 AI 반도체를 따로 만들 정도로 큰 손 고객들이 중국에 있다.

지난 3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54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초반 3% 넘게 급락했다가 이후 낙폭 일부를 만회했다.

엔비디아는 결국 3.63달러(2.55%) 급락한 138.81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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