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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엔비디아에 대한 집단소송 허용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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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엔비디아에 대한 집단소송 허용 판결

가상화폐 채굴용 칩 매출 부정확 공시 이유로 소송 허용

미국 연방대법원이 11일(현지시각) 엔비디아에 대한 집단소송을 허용하는 판결을 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대법원이 11일(현지시각) 엔비디아에 대한 집단소송을 허용하는 판결을 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연방 대법원이 11일(현지시각)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칩 선두 업체인 엔비디아가 가상화폐 채굴용 칩 매출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한 주주 집단소송을 허용하는 판결을 했다. 연방 대법원은 엔비디아 측이 연방 항소법원의 집단소송 허용에 반발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지난 2018년 엔비디아를 상대로 주주 집단소송을 제기한 스웨덴의 한 투자회사는 2017∼2018년 엔비디아 매출 성장의 상당 부분이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칩 구매에서 비롯됐음에도 엔비디아가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연방 지방법원은 2021년 1심에서 이 소송을 기각했으나 제9순회 연방항소법원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집단소송을 허용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가 있는 엔비디아항소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이 소송을 연방 대법원에까지 끌고 갔고, 대법원이 이번에 이를 기각함으로써 집단소송을 허용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8년 2∼3분기에 가상화폐 채굴 수요로 인해 GPU 사업이 포함된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 매출이 크게 늘었으나 엔비디아가 이런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2022년 SEC의 지적 사항을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550만 달러 벌금을 내기로 SEC와 합의했다.
GPU는 애초 컴퓨터 게임을 위해 설계된 칩이다. 그렇지만 이는 동시에 많은 연산을 할 수 있어 한꺼번에 여러 개의 복잡한 수학 함수를 풀어야 하는 가상화폐 채굴에도 2018년부터 대규모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앞서 9일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엔비디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총국이 제한적으로 조건을 부과해 승인하도록 한 결정의 공고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에 대한 독점 계약을 강요했는지, 경쟁사 제품 사용 시 불이익을 제공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엔비디아는 2020년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의 빅테크 중에서 엔비디아와 함께 페이스북 모기업이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메타는 미국 시민권자에 대한 채용 차별로 집단소송 위기를 맞았다. 미 캘리포니아주 제9순회항소법원은 귀화한 미 시민권자 푸루쇼타만 라자람이 "메타가 낮은 임금을 줄 수 있는 비시민권자를 선호해 고용을 거부당했다"며 집단소송의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낸 소송을 받아들였다. 항소법원은 재판관 2대 1의 의견으로 2022년 10월 내려졌던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연방 대법원은 이 집단소송을 허용할지 판결할 예정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