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도매물가로도 불리는 미국의 생산자물가 즉 PPI가 11월 들어 예상 밖으로 크게 상승했다. 미RNR 노동부는 1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률은 뉴욕증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0%로, 2023년 2월4.7%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로 전망치(0.2%)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5% 상승했다.
뉴욕증시 월가에선 내년 이후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고율관세 부과와 대규모 감세,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인플레이션 유발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을 예고하면서 시장에선 물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을 찾아 '오프닝 벨'(Opening Bell)을 울린 날, 뜨거워진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시하며 일제히 하락햇다. 대형 기술주들이 숨 고르기 하는 양상이다.
린 마틴 NYSE 소장은 "역사적 기관 NYSE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대했고 참가자들은 USA를 연호했으나 정작 시장에는 열기가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주 대비 큰 폭으로 늘어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일~7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4만2천 명으로 직전주 대비 1만7천 명 증가하며 시장예상치(22만 명)를 웃돌았다.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엔비디아·알파벳(구글 모기업)·아마존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그 전날 M7 7종목 가운데 애플·테슬라·알파벳·아마존·메타 5종목이 앞다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차량 공유 업체 우버 테크놀로지스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2%대 반등했다. 우버는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맺고 있던 제너럴 모터스(GM)가 로보택시 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주가 하락세를 겪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향방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3대 금리 각 25bp(1bp=0.01%) 인하 결정을 내렸다. 전날 캐나다 중앙은행이 '빅 컷'(50bp 인하)을 단행한 데 잇단 조치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주 열리는 12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98.1%,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9%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13%, 영국 FTSE지수는 0.09% 올랐으나,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06% 밀렸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3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ECB는 1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예금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기준금리를 연 3.40%에서 3.15%로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고 밝혔다. ECB는 올해 6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한 뒤 7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9월과 10월에 이어 이번달까지 세 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예금금리를 기준으로 올해 인하 폭은 이번을 포함해 100bp(1bp=0.01%포인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4.50∼4.75%)와 ECB 예금금리 격차는 1.50∼1.75%포인트로 벌어졌다. ECB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0.8%에서 0.7%로, 내년 전망치 역시 1.3%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3분기 성장 회복은 여름철 관광업 호황 등 일회성 요인에서 비롯했다며 "최근 지표를 보면 성장 모멘텀이 꺾이고 있다. 제조업은 여전히 위축됐고 서비스업 성장도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소폭 하락했다. 미국 도매 물가 지표가 예상을 웃돌며 상승한 영향으로 달러 가치가 올랐으나 오름폭이 크지 않아 달러-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주간거래 종가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대비 1.70원 내린 1,43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 1,431.90원과 비교하면 1.40원 더 내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