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나 수요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캐즘' 우려에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석 달 연속 신기록 경신
15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기차 및 배터리 전문 컨설팅업체 로 모션이 지난달 기준으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3% 증가한 183만 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월 판매량 역시 전달보다 30.5% 늘어난 169만 대 수준이었다.
로 모션의 조사 대상은 화석연료를 쓰는 엔진이 없이 100% 전기로만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BEV)와 가정이나 건물에서 충전한 배터리의 전기동력으로 주행하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과 배터리의 전기동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다.
로 모션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신기록을 깨뜨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中 50%↑, 美 16.8%↑, 유럽 7.7%↑
다만 대륙별로는 양상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달 대비 50%나 급증한 127만 대를 기록한 반면에 미국과 유럽은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여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달보다 16.8% 증가한 17만 대였고, 유럽은 28만 대로 7.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찰스 레스터 로 모션 데이터 매니저는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막대한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중국이 도드라진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등에 업고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는 올해도 판매량 신기록을 세우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로이터는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전기차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유럽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