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직면해 젊은 임원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최근 10살 이상 젊어진 임원이 잇따르고 있다. 단순히 나이와 경험이 아니라 변화와 실력이 중심인 인사 기조가 보험사 새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박해관 신임 삼성생명 부사장은 1994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전략1지원팀장 상무, FC지원팀장 상무, GA사업부장 상무 등을 맡았다. 이종훈 신임 삼성생명 부사장은 1998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삼성화재에서 일반보험지원팀장 상무, 경영지원팀장 상무를 지냈다. 이후 2023년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 담당임원 상무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보험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인공지능(AI), 시니어 사업, 헬스케어 등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을 나이·연차와 무관하게 발탁했다.
MG손해보험의 유력한 원매자로 부상한 메리츠화재의 인사도 돋보인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사장은 최근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메리츠화재의 실적 견인을 이끌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중현 사장은 1977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5년부터 메리츠화재에서 일했다. 만 44세로 업계 최연소 사장 타이틀이다.
현대해상에서도 60년대생들이 퇴거 퇴진하고 70년대생들이 자리를 꿰찼다. 현대해상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총 12명의 부문·본부장급 임원을 대거 교체했다. 미등기 임원 55인 가운데 22%를 새로 선임했다. 1960년대생인 정승진 기업보험부문장, 조윤상 기획관리부문장(64년생)과 이권도 장기보험부문장(65년생), 박주호 자동차보험부문장(66년생) 등을 포함해 본부장급에서도 60년대생 장기·자동차·보상·커뮤니케이션 등 4인이 퇴임했다. 이 밖에 기획·경영관리 전문가였던 조윤상 전무가 떠나고 정규완 전 디지털전략본부장(73년생)이 새로 왔다.
1980년대생인 보험 오너가 3세들도 속속 경영 일선에 등판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장남 신중하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신중하(43) 교보생명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은 얼마 전 경영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신 상무는 디지털 전략 부문에서 중책을 맡아왔으며 인공지능(AI) 활용과 VOC데이터 담당 겸 그룹경영전략 담당 업무를 수행한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38) 전무도 1986년생이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디지털·AI로의 전환을 비롯해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지속 가능성 있는 성장, 회사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3세 경영인 중 가장 전면에 나선 인물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39) 사장이다. 김동원 사장은 1985년생으로 한화생명의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