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신문까지 간 '다크 앤 다커' 소송전…1심 선고는 내년 2월

넥슨의 게임 개발 자료를 반출, 유사 형태로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게임 '다크 앤 다커' 소송전의 1심 4차 변론이 이어졌다. 소송전 중 처음으로 증인 신문이 이뤄진 가운데 당초 10월로 예고됐던 선고기일은 내년 2월로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3부에선 10일 넥슨이 다크 앤 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영어비밀 침해 금지 소송에 대한 변론이 이어졌다. 아이언메이스는 과거 넥슨의 미공개 신작 'P3 프로젝트(가칭)'를 개발했던 이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곳이다.
넥슨은 이날 변론에서 아이언메이스 측이 P3 프로젝트의 자료를 유출, 유사한 게임인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과거 P3 개발팀에서 근무했던 넥슨 직원 김 모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P3는 싱글 플레이 게임 'LF 프로젝트'를 전신으로 한 게임이다. 원작이 시장성 부족 등 지적을 받자 PvP(이용자 간 경쟁) 요소가 포함된 멀티플레이어 게임인 P3로 전환됐다.
LF가 P3로 전환된 후 알파·베타·감마맵 버전이 원활하게 개발되던 중 당시 P3 개발팀장이었던 아이언메이스의 최 모 디렉터가 외부 투자를 언급하며 퇴사를 제안했다.

김씨는 "최씨는 LF를 제작하던 시절부터 그러한(퇴사) 제안을 간헐적으로 했으며 넥슨에 해고되기 직전에는 팀원 전원을 하나 씩 불러 면담했다"며 "회사 자료 등을 이용해 게임을 만들면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주요 콘셉트, 애셋을 사용해 비슷한 게임을 만든 것을 보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본사 소속이자 P3 개발자 출신인 오 모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는 넥슨의 결정에 따라 P3의 개발 방향성이 바뀐 것이 개발진 퇴사의 원인이며, 다크 앤 다커는 P3와 다른 게임이라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오 씨는 법정에서 "P3에 이어 추진된 P7 프로젝트의 팀장이 기존 작업에서 벗어나자고 방향을 잡았으며 '멕시코 카르텔 소재 슈팅 게임'을 미리 언급했다", "P3는 촉박한 개발 일정으로 탈출 장르가 아닌 배틀로얄 장르로 개발되고 있었으며 감마맵 버전의 포탈은 탈출이 아닌 순간이동용이었다"고 언급했다.

아이언메이스는 변론이 마무리된 후 "이번 변론 기일에서 고소인 측의 증거 불충분성과 원고의 영업 비밀·저작권 침해 사실이 없음을 재판부에 소명했다"며 "P3는 개발자들의 퇴사가 아닌 원고 회사 측의 의사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밝혀냈으며, 다크 앤 다커는 당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창작물"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넥슨 측은 "재판부가 석명한 영업비밀 침해 주장, P3 개발 중단 경위, 손해 배상 범위 등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고 영업비밀·저작권 침해에 대해 소명했다"며 "2021년 7월 개발 자료 유출과 전직 종용 등에 관한 내부 감사 후 인사 규정에 따라 당사자들을 징계 해고·직책 해제 했으며 이후 이들이 기존 P3 팀원과 함께 대거 퇴사해 개발을 잠정 중단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재판부는 이번 4차 변론과 증인신문 결과를 토대로 내년 2월 13일을 선고기일로 두고 1심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