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외 오피스 투자 손실 확대… 기한이익상실 2.6조원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특히 오피스 투자 손실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4년 6월 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투자 규모다. 6월 말 기준으로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 34조 7000억원 중 2조 6100억원(7.5%)에서 EOD가 발생했다. 이는 2분기 중 1100억원이 증가한 수치로, 1분기 증가폭 900억원 대비 커졌다.

기한이익상실은 이자·원금 미지급이나 담보 가치 부족 등에 따라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기한이익상실 이익이 발생하면 해당 사업장에 부실 우려가 있다고 본다.
업권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보험사가 31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55.3%를 차지했다. 이어서 은행 11조 7000억원(20.7%), 증권 7조 8000억원(13.8%), 상호금융 3조 6000억원(6.4%), 여신전문금융 2조 1000억원(3.6%),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 투자가 35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62.5%를 차지했으며, 유럽 10조5000억원(18.6%), 아시아 3조9000억원(7.0%), 기타 및 복수지역 6조7000억원(11.9%)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오피스 부문의 부실화다. 9월 말 기준 공실률을 보면 오피스가 20.1%로 가장 높았으며, 소매 10.3%, 산업시설 6.7%, 아파트 5.8% 순을 기록했다. 자산유형별 EOD 발생액에서도 오피스가 78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 투자 비중이 높은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개선이 지연되는 등 투자자산 부실화 및 손실 확대 가능성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이 금융회사들의 총자산 대비 비중이 크지 않고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해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EOD 발생 사업장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회사들의 적정 손실인식과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