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이 된 공화당 내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이례적으로 나서 언론이 말하는 ‘그림자 대통령’ 같은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 일부 공화당 의원들 “머스크는 미국 총리 같은 역할”
22일(이하 현지 시각)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의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 머스크에게 ‘미국 총리’라는 호칭을 붙여가며 머스크의 높아진 위상을 인정하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가 경영하는 테슬라의 본사가 소재한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둔 토니 곤잘레스 하원의원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머스크가 유권자의 선택으로 선출된 정치인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트럼프가 대통령이고, 부통령이 있고, 국회의장도 따로 있지만 머스크는 총리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 '총리'라는 공직은 없지만 현재 머스크의 영향력이 미국 정치권에서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는 비유적인 발언으로 풀이된다.
같은 공화당 소속의 랜드 폴 상원의원도 이날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공화당 일각에서 머스크를 미 하원의장으로 뽑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진지한 주장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머스크의 의견이나 입장을 매우 존중한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정부 예산 문제나 규제 개혁 문제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트럼프 “머스크, 대통령 출마 못해”
일부 미국 언론이 머스크를 ‘그림자 대통령’으로 부르는 것을 그동안 지켜봐 온 트럼프도 이날 처음으로 입을 뗐다.
그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머스크가 앞으로 대통령이 될 일은 없다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며 머스크를 둘러싼 ‘그림자 대통령설’을 일축했다.
그는 “머스크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미국 헌법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에서 출생한 시민권자 △35세 이상인 자 △14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한 자로 자격이 제한돼 있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생한 머스크에게는 출마 자격이 없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