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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불확실성에 ‘실손·車·단기납종신’ 보험료 줄줄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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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불확실성에 ‘실손·車·단기납종신’ 보험료 줄줄이 오른다

‘비급여 통제’ 실패…4세대 실손 벌써 130% 적자
자동차보험, 2개년 연속 인하 부담…인상 압력 커
보험산업, 금리인하發 ‘저성장’…탄핵정국 불확실성↑

내년 실손보험 등 보험료가 오르고, 금리 인하로 인해 보험산업의 정체가 예상된다. 자료=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내년 실손보험 등 보험료가 오르고, 금리 인하로 인해 보험산업의 정체가 예상된다. 자료=연합뉴스
내년부터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단기납종신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탄핵 정국으로 연내 실손보험 개혁이 물 건너가면서 적자 누적으로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집중 호우로 인한 손해율 상승과 회계제도 변경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과 단기납종신보험료도 상승 압력이 세졌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규제 강화 등으로 내년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 4세대 실손 출시 3년 만에 ‘적자’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부터 판매된 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이르면 내년 초 인상된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의 최초 요율 조정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4세대 실손보험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 요인은 손해율이다. 4세대 실손은 규정상 오는 2026년 7월 이후부터 보험료를 올릴 수 있는데, 이미 손해율이 130%를 넘어 적자다. 4세대 실손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보험료가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 손해율이 130.6%로 전년 같은 기간의 115.9% 대비 대폭 악화됐다. 비급여 의료 이용량이 늘어난데다 기존 세대 대비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저렴한 보험료 탓이다.

□ 2년 연속 인하 부담…車보험료 인상 ‘만지작’


자동차 보험료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월 기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4개사 단순 평균) 85.2%로 전년 동기(81.5%) 대비 3.7%포인트(p) 악화됐다. 누적 손해율은 81.5%로 전년(78.6%) 대비 2.9%p 상승했다. 지난 7월 집중 호우 등의 영향이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2개년간 정부의 상생금융 동참 차원에서 올해 자동차 보험료를 2.5~3% 낮췄었다. 그러나 올해 손해율이 급격히 오른 만큼, 3년 연속 인하나 동결은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다. 보통 보험료 조정은 보험사가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요율 검증을 요청한 뒤 논의를 거쳐 2월이나 3월 중 반영한다. 물론 탄핵 정국에서 주요 일정들이 밀리면서 보험료 조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

□ 금리 인하기, 저렴한 보험 개발 어렵다


내년부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저렴한 보험료의 상품은 더 찾기 어려워진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여러 곳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데, 금리 인하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되면 수익률(예정이율)이 낮아진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상품 유지가 어려워지므로 고객에게 보험료를 더 걷는다. 회계제도 변화로 인한 단기납종신보험 등 무·저해지 보험의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은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산출 시 완납 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도록 하고, 완납 후에는 최종 해지율 0.8%를 적용하도록 가이드를 제시한 바 있다. 해지율이 낮아지면 만기에 환급해줄 보험금이 많아져 보험료가 오르는 구조다.

□ 보험산업 ‘저성장’ 심화

보험산업은 저성장이 심화되면서 대체 수익원 개발이 시급해졌다. 보험연구원 측은 내년 경제성장률 둔화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2.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초회 보험료는 전년 대비 9.2% 급감해 신계약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단기납종신보험과 일시납 연금보험 위축에도 불구하고 상해 및 질병 보험 중심으로 소폭 성장세가 예상된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