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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운빨존많겜'과 표절의혹 '그만쫌쳐들어와', 결국 법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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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운빨존많겜'과 표절의혹 '그만쫌쳐들어와', 결국 법정으로…

111% 홈페이지 화면 중 캡처. 이 회사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 4S(Simple, Small, Speed, Satisfy)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111% 홈페이지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111% 홈페이지 화면 중 캡처. 이 회사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 4S(Simple, Small, Speed, Satisfy)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111%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인기 모바일 디펜스 게임 '운빨존많겜'을 만든 국내 게임사 111%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111%의 개발 문화는 4S(Simple, Small, Speed, Satisfy) 전략에 기인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여기스 4S란 "핵심적인 재미 요소를 중점적으로(Simple) 게임을 작고(Small) 빠르게(Speed) 만들어 시장에 낸 후 유저를 만족시키기(Satisfy) 위해 유저의 피드백을 반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중에서도 111%는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가 '빠름(Speed)'이라고 말한다. 유저가 원하는 것을 빠르게 알아내고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111%는 우선 '빠르게' 게임을 출시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111%는 기획부터 테스트, 출시까지 총 6개월 내에 게임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완성된 게임의 반응이 좋으면 추가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게임의 볼륨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 같은 전략 덕분에 '랜덤 다이스', '운빨존많겜' 등의 히트작이 탄생했다. 사진=111% 홈페이지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111%는 기획부터 테스트, 출시까지 총 6개월 내에 게임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완성된 게임의 반응이 좋으면 추가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게임의 볼륨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 같은 전략 덕분에 '랜덤 다이스', '운빨존많겜' 등의 히트작이 탄생했다. 사진=111% 홈페이지 화면 캡처

111%에 이와 관련해 물어보니 모바일 게임의 기획-출시 사이클이 6개월이라고 한다. 처음 아이디어 회의를 해서 괜찮다 싶으면 기획자와 개발자 2명을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한다. 여기에 더빙이나 OST 등에 기타 인력이 투입되기도 하지만 기본은 2명이서 게임을 빠르게 기획하고 만드는 스피드 전략을 채용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5개월간 완성한 게임에 대해 1개월간 QA 과정을 거친 후 가다듬어 6개월째 되는 달에 정식으로 출시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111%는 '랜덤 다이스'라는 디펜스 장르 게임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다른 게임들도 많이 출시했지만 111%를 알린 첫 번째 히트작은 랜덤 다이스라 부를 만하다. 그리고 올해 출시한 운빨존많겜은 이를 아득히 뛰어넘는 대성공을 기록해 현재는 훨씬 많은 인력이 투입됐으며, 이 운빨용병단 IP를 활용한 차기작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개발 프로세스는 111%의 성장세의 원동력이 됐지만 거꾸로 경쟁사의 추격을 야기하기도 했다. 엄청난 사양의 고품질 그래픽 게임은 그 자체로 경쟁사가 따라 만들기 어렵다. 막대한 비용,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111%의 캐주얼한 그래픽은 따라하기가 쉽다. 덕분에 유사 게임 개발이 그리 어렵지 않았으리라 추측된다. 밑바닥부터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렸다면, 모범답안을 보면서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그 보다 시간이 단축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왼쪽)111%가 만든 '운빨존많겜', (오른쪽)뉴노멀소프트의 '그만쫌쳐들어와' 게임 화면. 위아래 2개의 블록을 두고 몬스터가 줄지어 쳐들어 오는 형태, 캐릭터 합성 방식, 상하 아이콘 배치 등 너무 닮았다. 사진=각 게임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왼쪽)111%가 만든 '운빨존많겜', (오른쪽)뉴노멀소프트의 '그만쫌쳐들어와' 게임 화면. 위아래 2개의 블록을 두고 몬스터가 줄지어 쳐들어 오는 형태, 캐릭터 합성 방식, 상하 아이콘 배치 등 너무 닮았다. 사진=각 게임 화면 캡처


그런 점에서 뉴노멀소프트가 만든 디펜스 게임 '그만쫌쳐들어와'는 매우 나쁜 예시로 기록될 전망이다. 장르의 동일함은 그렇다치더라도 2인 협동 공략의 구조, 필드 구조, 캐릭터 강화 구조, UX와 UI 형태 등 거의 대부분이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게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이라면 이 두 게임을 번갈아 보여줬을 때 같은 게임이라 느낄 정도이며 운빨존많겜을 해 본 이라 하더라도 그만쫌쳐들어와를 보여주면 같은 회사의 속편이라 생각할 정도다.

결국 111%는 자사 아이디어를 도용하고 게임을 표절한 뉴노멀소프트를 상대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저작권침해중지등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뉴노멀소프트가 개발 중인 '창세기전3 리버스'의 게임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 개발사 바닐라웨어의 ‘유니콘 오버로드'와 유사하다는 비난이 일었다. 그러자 담당 PD가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뉴노멀소프트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뉴노멀소프트가 개발 중인 '창세기전3 리버스'의 게임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 개발사 바닐라웨어의 ‘유니콘 오버로드'와 유사하다는 비난이 일었다. 그러자 담당 PD가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뉴노멀소프트 화면 캡처


이번엔 거꾸로 뉴노멀소프트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봤다. 제일 먼저 나오는 화면은 뉴노멀소프트가 개발 중인 게임 '창세기전3 리버스(가칭)'과 관련한 사과문이다. 뉴노멀소프트는 2023년 창세기전 I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025년 '창세기전3 리버스(가칭)'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개발 중인 게임의 플레이 영상은 일본 개발사 바닐라웨어의 ‘유니콘 오버로드(Unicorn Overlord)’와 캐릭터, 배경 아트워크, 말풍선, 글꼴 등 너무 많은 부분에서 닮아 유저들의 지탄을 받았다.

결국 뉴노멀소프트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앞서 출시한 카드 덱 배틀게임 '템페스트'도 '마블 스냅'과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져 논란이 일었던 점을 떠올리면 뉴노멀소프트의 게임 검수 시스템 자체가 문제 있어 보인다. 아니, 어쩌면 성공한 게임을 베끼듯 만드는 것이 회사의 풍토인 것처럼 보인다.

뉴노멀소프트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SS' 소개 화면. 왼쪽 캐릭터의 모습이 무척 낯익다. 사진=뉴노멀소프트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뉴노멀소프트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SS' 소개 화면. 왼쪽 캐릭터의 모습이 무척 낯익다. 사진=뉴노멀소프트 화면 캡처


다시, 뉴노멀소프트 홈페이지로 들어가 다음 페이지를 넘겨봤다. 현재 개발 중인 MMORPG '프로젝트 SS'의 소개 페이지가 보인다. 그런데 남성 캐릭터의 모습이 무척 낯익다. 뾰족한 엘프 귀에 금발, 푸른 눈, 그리고 독특한 의상까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주인공 링크와 무척 비슷한 모습이다.

뉴노멀 소프트의 '프로젝트 SS' 캐릭터 이미지를 구글에서 검색하니 역시나 '젤다의 전설' 주인공인 링크가 검색됐다. AI도 두 캐릭터를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사진=구글 검색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뉴노멀 소프트의 '프로젝트 SS' 캐릭터 이미지를 구글에서 검색하니 역시나 '젤다의 전설' 주인공인 링크가 검색됐다. AI도 두 캐릭터를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사진=구글 검색화면 캡처


선입견이 생긴 기자의 착각일까 싶어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봤다. 역시나 '젤다의 전설' 링크의 모습을 유사성이 높은 이미지로 검색해준다.

뉴노멀소프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해도 재미있는 게임! 우리는 가장 재미있는 게임에 도전합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주요 작품 모두 타 게임과 비슷하다는 논란이 일었고, 그 중 그만쫌쳐들어와는 운빨존많겜과 거의 똑같다는 의혹이 일어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이 외에도 운빨존많겜의 네이버 공식 카페에는 뉴노멀소프트의 그만쫌쳐들어와 광고가 늘 붙어 있다. 어느 글을 읽어도 그 아래에는 표절 논란에 휩싸인 그만쫌쳐들어와 배너 광고 보인다. 다분히 의도된 광고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문의하고자 뉴노멀소프트에 몇 차례 연락했으나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