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허츠, 테슬라 전기차 처분 어렵자 렌트 고객들에 '특가 판매'

올초부터 내연자동차에 비해 수리비와 유지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고 충전이 불편하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등의 이유로 자체 보유한 테슬라 전기차를 대거 처분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던 미국 최대 렌터카업체 허츠.

그러나 테슬라 전기차 보유분을 털어내는 일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자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특단의 조치를 최근 들어 강구하고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에 따르면 허츠는 최근 자사 렌트차량으로 사용했던 중고 테슬라 전기차를 판매하는 사이트를 구축해 렌트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가 판매에 나섰다.

렌트 고객들은 차량을 사용한 뒤 반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면서 반납하지 말고 아예 인수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허츠 렌트카를 이용하는 한 소비자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린 글에서 “허츠에서 렌트용으로 사용하는 2023년형 테슬라 모델3을 주행거리가 3만마일(약 4만8280k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도 무려 1만7913달러(약 2600만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모델3의 일반적인 중고 가격이 3만 달러(약 44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인 셈이다.

허츠가 이처럼 특가 행사에 나선 것은 렌트 고객이 이미 익숙해진 차량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허츠가 테슬라 전기차를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경우 들어가는 차량 유지비와 늘어나는 감가상각비을 아끼려는 전략이다.

테슬라 중고 전기차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중고차 시장에서 급격한 감가상각이 있었던 데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배터리 수명, 기술 노후화, 신차 가격 인하 등으로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허츠는 테슬라 전기차를 대량 구매했지만 렌트 수요와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처분에 나섰다. 더 이상 렌트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차량을 빠르게 처분해 재고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었으나 처분 작업이 생각보다 난항을 겪으면서 이같은 특판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허츠는 당초 지난 2021년 10만대의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하겠다고 밝혀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전개되지 않으면서 테슬라 전기차 보유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했고 보유한 테슬라 차량의 처분에 팔을 걷어붙였으나 아직도 3만대 이상의 테슬라 전기차를 재고로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