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정책을 둘러싼 의견 충돌이다.
고급 전문 인력 이민 허용
발단은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친구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스리암 크리슈나의 11월 트윗이었다.
크리슈나는 트럼프가 지난 22일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할 AI 차르로 지명한 인물이다.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한 크리슈나는 이민과 관련이 없는 부서를 맡게 됐지만 과거 그의 트윗으로 인해 이 문제에 관한 캠프 내부의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트윗에서 숙련 기술자에 대한 취업영주권(그린카드) 발행 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를 비롯해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가들이 지지하는 견해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전설인 앤드리슨 호로위츠 파트너인 크리슈나는 지난달 트윗에서 “우리는 출생지에 관계없이 최고의 인물들을 필요로 한다”고 못박았다.
이민 규제
머스크가 지지하는 크리슈나의 이런 제안은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비록 트럼프가 머스크측 인사들과 함께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미국에서 공부해 학위를 받은 유학생들에게는 자동적으로 그린카드를 발급하는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트럼프 참모들은 적법한 이민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도 반발하고 있다.
대선 유세 기간 트럼프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크리슈나를 AI 차르로 임명한 것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지지자는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에 크리슈나의 사진을 올리고 그 밑에 “이 인도인이 미국을 이끌라고 투표한 사람 있어?”라는 글을 달았다.
이 트윗은 27일까지 700만명 넘는 이들이 봤다.
한 사용자는 댓글에서 크리슈나가 인도인들이 미국의 고급 일자리를 차지하게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댓글은 “크리슈나가 뭐라고 말을 하든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니라) 인도 퍼스트이다”라며 “그 주변 인물의 말이 어떻든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더 많은 인도인들을 수입해 미국 노동자들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이민
크리슈나와 머스크는 모두 이민자 출신 미국 시민권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크리슈나는 인도에서,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한 이들이다.
이들 모두 이민자라는 공통 분모 속에 이민을 싸잡아 규제하는 대신 불법 이민을 막자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선 승리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머스크는 올해 불법 이민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미국에 “살해 경향이 있는 식인주의자” 불법 이민자들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규제해야 할 대상은 전문 기술직 이민이 아닌 범죄 성향이 있는 이들의 불법 이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는 25일에는 “미국에는 극도로 재능 있고 동기도 있는 기술자들이 절망적일 정도로 부족하다”며 고급 인력 이민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해 반발은 심화하고 있다.
한 X 사용자는 머스크의 주장에 대해 “학교를 열어라. 우리도 똑똑한 이들이 있다”고 반박했다.
머스크와 함께 내년에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 역시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라마스와미는 기술 업체들은 외국 출신의 이민 1세대 기술자들을 채용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가 미국 문화는 “탁월함보다 평범함을 숭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라마스와미의 부모는 인도 이민자 출신이다.
라마스와미의 주장은 인도계 미국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곧바로 비판하고 나섰다.
미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이기도 했던 헤일리는 “미국 노동자들, 또는 미국 문화에는 어떤 그릇된 점도 없다”면서 “우리는 외국 노동자들이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투자하고, 이들에게 우선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가 이민 규제인 가운데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불법 이민 규제파와 이민 전체를 규제해야 한다는 포퓰리스트 간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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