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iM뱅크 행장, 시중은행 안착 방점…'점포영업 확대' 돌파구
백종일 전북은행장·고병일 광주은행장, 텃밭 지키기 사활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지방은행장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올해부터 은행 이자수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 경기 악화로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고 플랫폼을 앞세운 인터넷은행들의 무서운 추격세로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기 때문이다.백종일 전북은행장·고병일 광주은행장, 텃밭 지키기 사활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병우 iM뱅크 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등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올해 말까지 행장직을 맡는다.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나는 시중은행장들은 대부분 교체됐지만 이들은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아 대부분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올해 이들이 맞이할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집중화로 주요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기업대출 경쟁력이 시중은행 대비 약화되는 데다 가계대출도 인터넷은행에게 점차 점유율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의 은행통계월보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0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6.9% 증가했으나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 등 5개 지방은행과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는 같은 기간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시중은행들의 공세가 올해는 더욱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연초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되면서 시중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지방 가계대출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터넷은행들의 맹추격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지방은행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69조5098억원으로 지방은행 6개사(69조4466억원) 보다 많았다.
이에 이들이 비이자이익 확대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한 iM뱅크의 경우 수도권 영업 강화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iM뱅크의 출범은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은행의 독과점 문제 해소 차원에서 추진한 첫 시중은행 전환 사례라 상징성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다만 10년 전 수도권의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지방을 추월하면서 지역, 시중 구분 없는 영업전략이 최근 지방은행 추세인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북·광주은행은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 고객층 다변화 등을 꾀하면서 지역 텃밭 지키기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권 관계자는 "자본력이 강한 시중은행과 지역 기반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틈새를 노리고자 특화 상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인터넷은행과의 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광주은행이 토스뱅크와 협업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 데 이어 올해 전북은행도 카카오뱅크와 공동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