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헤지 수단으로 각광,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따라 하기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미국 기업들이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기업 재무 책임자들은 전통적으로 변동성이 큰 위험 자산을 회피했으나 이제 디지털 금융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안정성이 담보된 미국 국채나 머니마켓 펀드 투자 또는 현금 비축을 헤지 수단으로 활용했었다. 미국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따라 하기에 나섰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 현재 400억 달러(약 58조4400억원) 이상의 비트코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4년 사이에 2000%가량 뛰었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이 개당 1만2000달러 때부터 매입에 나섰고,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에 10만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지난 연말 비트코인 1070개를 추가 매수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창립자는 지난달 30일, 31일 이틀에 걸쳐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그 당시 평균 매수 단가는 9만4004달러로, 매수 규모는 1억1100만 달러가량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4일 비트코인을 매수하고자 이번 분기 중에 우선주 공모를 통해 20억 달러의 자본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주는 보통주로의 전환과 현금배당 조항을 포함할 수 있다고 이 회사가 밝혔다.
사이먼 제로비치(Simon Gerovich) 메타플래닛 최고경영자(CEO)도 5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올해 메타플래닛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1만 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메타플래닛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기업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메타플래닛은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매수해 현재 전 세계 상장 기업 중 15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지난해에 선언한 이후 약 70개 이상의 상장기업이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수 성향이 소셜미디어 기업 럼블(Rumble)은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한때 일시적 유행으로 여겼던 코인 투자가 이제 주류의 정통성 모양새를 갖췄다”고 짚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