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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에 보험사들 ‘脫캘리포니아’...기후위기 속 부동산 시장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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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에 보험사들 ‘脫캘리포니아’...기후위기 속 부동산 시장 충격 불가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대규모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대규모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한 남부 캘리포니아가 대규모 산불로 쑥대밭이 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현재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5명에 이르고, 불에 탄 건물은 2000채가 넘는다.

LA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다.

기후 위기 속에 규모가 커지고, 잦아지는 산불이 보험업계와 부동산 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탈출하는 보험사들


배런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대규모 산불로 엄청난 재산 피해가 발생하자 보험사들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들 보험사는 주택 보험에 가입한 집주인들에게는 화재가 진압된 뒤 복구 작업에서 주택 복구 비용을 지급해야 하고, 자동차 등 재산 보험에 가입한 이들에게도 보상이 불가피하다.

이번 산불로 보험사들은 심각한 손실을 볼 것이 뻔하다.

앞서 상당수 보험사들은 2018~2019년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일어났을 때에도 엄청난 보험금을 지급한 뒤 일시적으로 이 지역 보험을 중단한 적이 있다.

보험사들의 탈출은 최근 수년 사이 지속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 최대 민간 보험사 가운데 한 곳인 스테이트팜은 지난해 봄 캘리포니아주에서 보험 7만2000건을 해약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40%는 주택보험이었다.

당시 스테이트팜이 해약한 보험 계약 상당수가 이번에 산불로 쑥대밭이 된 LA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드 등에 몰려 있다.

이보다 먼저 발을 뺀 곳은 스테이트팜과 함께 미 손해보험 업계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올스테이트이다.

올스테이트는 2023년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모든 기업, 개인 재산보험 신규 계약을 중단했다.

올스테이트는 지난해 4월 조건부로 캘리포니아에서 주택보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쉽게 올릴 수 있도록 규제 당국이 허용하면 주택보험을 다시 받겠다고 밝혔다.

주택 시장 장기 영향 불가피


보험사들이 발을 빼는 곳은 캘리포니아 지역 만이 아니다.

상당수 보험사들은 허리케인 단골 상륙 지점인 남부 플로리다에서도 철수하고 있다.

멕시코만 연안의 플로리다 고급 주택들이 역설적이게도 무보험 주택이 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보험 부문도 플로리다에서 발을 뺐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같은 미국의 대표 부촌 지역에서 보험사들이 철수한다는 것은 주택 시장에도 장기적으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억만장자들은 굳이 보험을 들지 않아도 되겠지만 엄청난 집 값을 온전히 지불하지 못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이들에게는 보험 가입이 필수다.

은행들은 주택 보험이 없으면 대출을 안 해준다.

보험사들이 발을 빼면 여전히 영업하는 보험사들의 보험료가 대폭 오르고, 이는 주택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기후 위기로 서부 캘리포니아의 산불, 남부 플로리다의 허리케인이 더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보험사들과 부동산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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