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설을 맞아 서울 25개 구의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백화점 12곳, 대형마트 25곳, SSM(기업형 슈퍼마켓) 18곳, 일반 슈퍼마켓 19곳, 전통시장 16곳)에서 설 제수용품 23개 품목에 대해 설 3주 전인 1월 7일~8일 이틀간 1차 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설 제수용품 23개 계란(일반란, 30개) 및 참조기는 백화점과 SSM에서의 조사율이 낮아 구입 평균에서 제외했다.
품목 평균 구입 비용은 4인 기준 30만2418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설 물가 1차 조사와 비교하면 3.4% 상승한 것이다. 유통업태별로 보면 전통시장이 평균 24만1450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일반 슈퍼마켓 25만6223원, SSM 30만6445원, 대형마트 31만5499원, 백화점 45만4356원 순이었다. 다른 유통업태에 비해 제품 가격대가 높은 백화점을 제외한 평균 비용은 약 27만9904원이었으며 전통시장과 일반 슈퍼마켓은 약 24만~26만 원대, 대형마트와 SSM은 약 30만~32만 원에서 제수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가 조사한 23개 제수용품 중 지난해 설 물가 1차 조사보다 가격이 오른 제품은 12개 제품이며 하락한 제품은 11개로 나타났다. 그 중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시금치가 24.3%로 가장 높았고, 배 18.1%, 쇠고기(산적용,일반육) 16.4%, 대추 14.8% 돼지고기(수육용, 목삼겹) 14.0% 순으로 나타났다. 시금치는 출하량 감소 등으로 전년 7~8월에 큰 폭의 상승을 보인 후 점차 하락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전년 동기간 설 평균(4,080원)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나타냈다. 배는 고온 현상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된 것이 가격 상승의 주 요인으로 보인다.
한편 전년 대비 가격이 하락한 제품은 단감(-28.4%), 곶감(-16.2%), 숙주(-13.1%), 삶은 고사리(-10.8%), 사과(-7.2%) 등으로 나타났다. 2024년 설 1차 조사 당시 평균 10,113원으로 2023년에 비해 48.0%나 상승했던 단감은 올해는 안정적 수급으로 전년보다 28.4% 하락했다. 사과 역시 과일 가격이 유독 크게 상승했던 2024년에 비해서 올해 -7.2%로 다소 하락했으나 평균 1만6262원으로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 가격 증감률을 살펴보면 축산물류가 12.3%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채소/임산물류와 기타 식품류가 각각 2.1%, 0.2% 상승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축산물에 대해 유통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가 22.7%,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18.6%로 대형마트와 SSM에서 축산물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락한 품목류는 과일류 -6.4%, 가공식품류 -1.8%, 수산물류 -0.6%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특히 축산물류의 가격상승이 두드러졌다. 가장 많이 오른 축산물은 쇠고기(산적용,일반육)으로 전년대비 평균 16.4% 상승했고,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도 전년대비 평균 14.0% 올랐다. 쇠고기(산적용,일반육)는 전통시장(-0.8%)을 제외한 모든 유통업태에서 최소 3.5%에서 최대 35.6%까지 상승했다.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 역시 SSM을 제외한 모든 유통업태에서 최소 2.0%에서 35.4%까지 올랐다.
2022년 설 이후 지속적으로 평균 7천원대를 보이고 있는 계란 가격은 올해 SSM과 대형마트에서 각각 15.4%, 11.6% 올라 동기간에 비해 평균 8.6% 상승했다. 정부의 계란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안정화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명절의 필수품인 축산물 가격 상승은 고물가로 힘들어하는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므로 명절을 앞두고 축산물에 대한 가격 안정화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