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의 강한 성장은 경제 회복의 뚜렷한 신호로 해석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 완화 목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연준의 고민을 더욱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지난달 기준으로 작성한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의 신규 일자리가 25만6000개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였던 16만 개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 보고서는 노동시장이 얼마나 강력한 상태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며 경제 전반의 지속적인 회복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고용 증가세는 소매, 의료, 제조업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4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며 경제 전반의 회복력을 뒷받침했다. 노동시장 참여율은 62.5%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증가하며 경제학자들의 예측과 부합했지만 지난해 11월의 0.4% 상승률보다는 둔화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미 노동부의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리서치 부문인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이 같은 고용시장의 강세는 연준이 금리 동결을 더 오래 유지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온라인 금융 플랫폼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도 "노동시장이 약화되기를 기대하며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것은 당분간 의미가 없다"면서 "현재와 같은 고용 안정세가 이어진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미국 금융시장도 이같은 가능성을 반영했다.
미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 발표 직후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보였고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