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정부효율부', 실리콘밸리 인사들이 접수한다

연방 정부 조직과 인원 감축, 예산 삭감 핵심 업무 테크 분야 전문가들이 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정부효율부'를 이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 부처 핵심 요직에 실리콘밸리 출신인사들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예산 삭감 업무 책임자로 실리콘밸리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될 DOGE 직원으로 억만장자, 테크 분야 책임자, 페이팔 창업자로 실리콘밸리 대부로 통하는 피터 틸 수제자 등을 영입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DOGE 근무자들은 대체로 무보수이고, 주당 80시간가량을 일하는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효율부는 머스크와 함께 지난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 수장을 맡는다. 이 부처는 연방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과 규제를 혁신적으로 개편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머스크는 정부 관료주의 해체와 재정 지출 감축 등을 핵심 과제로 삼을 예정이다.

트럼프 집권 2기가 시작되면 정부 각 부처에 DOGE 직원이 두 명씩 정부 주요 부처에 배치된다. 이들은 각 부처에서 불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찾아내는 임무를 맡는다. 이들은 이때 무보수로 자원봉사자처럼 일해야 한다.

그렇지만, DOGE가 직접 정부 부처 인원이나 예산을 감축할 권한은 없다. DOGE가 권고안을 마련하면 미 의회가 입법을 통해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

NY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틸 페이퍼팔 창업자,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인베스트먼트 CEO인 마크 안드레센, 세쿼이아 캐피털 글로벌 파트너인 숀 맥과이어, 벤처 투자자 배리스 아키스와 머스크 CEO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DOGE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했다. 이 중 일부는 ‘틸 펠로우십’ 출신이다.

틸은 2011년부터 대학 입학 대신 창업을 택하는 청년들을 위해 '틸 펠로우십'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청년에게 2년간 10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머스크는 DOGE에 핵심 측근인 스티브 데이비스 보링컴퍼니 사장도 투입한다. 데이비스는 머스크가 가장 신뢰하는 측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스페이스X, 보링컴퍼니, 소셜미디어 엑스와 같은 기업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항공우주 엔지니어 출신으로 특히 스페이스X와 보링컴퍼니에서 비용과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스티븐 밀러의 아내 케이티 밀러도 합류한다. 그는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 설계자인 스티븐 밀러의 아내로 펜스 전 부통령 대변인을 지냈다.

머스크는 최근 연방 정부 지출 감축 목표를 애초보다 절반으로 낮췄다. 머스크는 애초 연방 정부 예산을 2조 달러 줄이겠다고 공언했다고 목표치를 1조 달러로 내렸다. 미국의 2024 회계연도 예산이 6조7500억 달러이고, 이 중 5조3000억 달러 이상이 사회 보장, 의료보험, 국방 및 보훈 등에 사용된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2조 달러 감축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효율부를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라고 했다. 정부효율부는 백악관과 관리예산국과 협력해 대규모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연방 정부에 기업 경영 방식을 접목한다. 머스크는 428개에 달하는 연방 기관이 너무 많고, 중복돼 99개면 충분하다고 주장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