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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테인리스강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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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테인리스강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혁신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전투기. 사진=제이슨 디건이미지 확대보기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전투기. 사진=제이슨 디건
중국 과학자들이 기존에 고가의 재료인 텅스텐 합금 대신에 스테인리스강을 활용해 극초음속 미사일 부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는 중국이 소재 과학과 방위 기술에서 혁신적인 진전을 이루며 국방비용 절감과 군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어서다.

14일(현지시각) 미국의 IT 매체 제이슨 디건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공과대학의 황펑레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대중적으로 이용 가능한 스테인리스강을 기반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소재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3000도 이상의 극한 온도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부품을 만드는 문제였다. 기존에는 녹는 점이 3422도에 이르는 텅스텐 합금이 사용돼 왔지, 희소성과 고비용으로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스테인리스강은 섭씨 1200도 이상에서 변형되기 시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극초음속 환경에서는 비효율적이라고 여겨졌지만 황 교수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도로 혁신적인 열 보호 시스템을 설계했다.

황 교수는 “스테인리스강은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소재이지만 이를 극한 환경에 맞게 개조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면서 “초고온 세라믹 코팅과 에어로젤로 구성된 다층 열 차폐 기술을 통해 스테인리스강이 섭씨 3000도 이상에서도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열 보호 시스템은 초고온 세라믹 코팅층이 강철 표면을 직접 보호하고, 5mm 두께의 에어로젤 단열재가 추가 열 차단 역할을 한다. 이 같은 다층 시스템은 미사일이 마하 8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고온 환경에서도 소재의 구조적 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슨 디건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미 이 기술을 극초음속 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텅스텐 합금과 같은 희소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기술 성능을 유지함으로써 중국은 고비용의 극초음속 기술 개발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제이슨 디건은 전했다.

중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첨단 방위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독자적 혁신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효율적이고 비용 절감형 무기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국방 산업 전반의 전략적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위산업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같은 기술 발전이 군사력의 전반적인 균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극초음속 기술 개발의 높은 비용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저비용 생산 기술은 글로벌 군사 경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번 기술 혁신은 군사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국 과학기술부가 열 차폐 기술의 민간 응용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의 외부 보호 시스템, 고온 발전소 터빈 소재, 또는 고온 환경에서 작동하는 산업 기계에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제이슨 디건은 전했다.

황 교수는 “스테인리스강 기반 기술은 경제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기술”이라면서 “앞으로 이 기술이 우주 항공 및 에너지 산업에 적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술적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