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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견 '블랙 팬서 2.0', 100m 10초 벽 깨고 세계 신기록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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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견 '블랙 팬서 2.0', 100m 10초 벽 깨고 세계 신기록 달성

KAIST 개발 로봇견 '하운드' 100m 19.87초 기록 깨
팬더·날쥐 움직임 모방, 탄소 섬유 정강이로 강성 높여
AI 기반 실시간 자세 제어로 민첩성-정밀성 극대화
방문객들이 지난 2021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세계 로봇 콘퍼런스에서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개발한 4족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방문객들이 지난 2021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세계 로봇 콘퍼런스에서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개발한 4족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로봇 기술이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16일(현지 시각) 과학 뉴스 사이트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중국 저장대학과 로봇 스타트업 미러미(Mirror Me)가 공동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블랙 팬서 2.0'이 100m를 10초 이내에 주파하며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는 4족 보행 로봇이 100m를 10초 안에 달린 첫 번째 사례로, 로봇공학 분야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블랙 팬서 2.0'은 이름처럼 검은 표범의 날렵한 움직임을 모방해 설계됐다. 여기에 저보아의 발과 관절 구조를 참고해 힘, 근력, 적응력, 유연성, 정밀성을 극대화했다.

탄소 섬유로 제작된 정강이는 무게는 16%만 늘었지만 강성이 135%나 향상됐고, 치타 발바닥을 모방한 특수 신발은 그립력을 200% 높여 폭발적인 속도를 내는 데 기여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 로봇의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AI) 기반 자세 제어 시스템이다. 호이겐스의 연결된 진자 개념(여러 개의 진자가 서로 연결돼 있을 때 나타나는 독특한 운동 현상)을 활용해 사지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동기화하고, 다양한 지형에 맞춰 보행 자세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덕분에 '블랙 팬서 2.0'은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와 부품의 완벽한 통합을 통해 단 3개월 만에 프로토타입 제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블랙 팬서 2.0'은 치타, 타조, 영양과 같은 최상위 포식자에는 못 미치지만, 대부분의 인간보다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로봇과 생명체의 움직임 차이를 분석해 로봇의 속도와 민첩성을 더욱 향상시키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전 기록 보유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개발한 로봇견 '하운드(HOUND)'였다. 하운드는 100m를 19.87초에 주파하며 4족 보행 로봇 최초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하지만 '블랙 팬서 2.0'의 등장으로 기록이 깨졌고, 로봇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은 로봇의 이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간과 동물의 자연스러운 진동 패턴을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로봇견 'BERT'는 기존 로봇보다 빠르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에너지 효율성도 높였다.

이처럼 로봇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인간의 운동 능력을 뛰어넘는 로봇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기술의 발전은 산업 현장, 재난 구조,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