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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트럼프 2.0시대, 이제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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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트럼프 2.0시대, 이제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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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 시각) 저녁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한 골프장. 하늘에 형형색색의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한 시간여 동안 밤하늘을 수놓은 불꽂으로 주위가 환했다. 팝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 축하 행사였다. 그가 2020년 대선에 패배하면서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난 지 4년 만에 미국의 수도로 금의환향한 것이다. 이틀 후인 20일(현지 시각) 트럼프는 워싱턴DC 국회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에서 선서를 하고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징검다리 집권 2기'를 맞았다. 8년 전 그가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대통령에 깜짝 당선됐을 때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4년 만의 그의 백악관 입성은 놀랍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경제·사회적인 면에서도 분명히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재집권에 다른 국가뿐만 아니라 경제학자, 전문가들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그는 40여 분간의 취임연설 동안 ‘미국 황금시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도 빠짐없이(every single day) 미국을 최우선에 둘 것이다.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며 자신의 '컴백'을 미국 국민들과 전 세계에 알렸다. 그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대선 선거운동 때부터 예고해온 각종 조치 중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상징적 발표나 조치들도 예고했다.

그중에서도 '메니페스트 데스티니(manifest destiny·명백한 운명을 의미하는 미국의 영토 확장 관련 표현)’를 말할 때는 소름이 끼쳤다. 국지전과 같은 전쟁은 아니겠지만 경제적인 이익과 관련해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그가 파나마 운하 반환을 구체적으로 꼽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연설을 통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와는 선을 확실히 그었다. 더 폐쇄적이고, 더 미국 중심적인 정책들이 대부분이라는 평이다. 불법이민 차단 관련 조치, 중국·멕시코·캐나다 상대 '관세 카드'가 트럼프 집권 2기를 대표하는 정책들이다.
트럼프의 재등장에 우리는 아직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정책들이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우리의 대표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큰데도 탄핵 정국으로 인해 정부가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트럼프 취임식을 계기로 어설픈 외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트럼프 취임식에 맞춰 미국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대다수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보다. 미국 정치인들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에게 반대의 견해를 전달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오히려 기업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풍산그룹 회장)이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경제·산업 분야의 대미(對美) 민간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트럼프는 이제 신기루가 아니다.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확실히 자신의 컬러를 드러냈다.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나설 때다. 정치권은 조기 대선을 통해 탄핵 정국이라는 불확실성을 해결하고 정부도 대트럼프 협상에 매진해야 한다. 더 이상 기업들에게만 기대서는 안 된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