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폭탄에 파운드화 추락...재정위기 현실화되나
"미국도 안전하지 않아"...트럼프 정부, 부채 해결 시급
헤지펀드 거물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가 영국 경제에 대해 심각한 경고를 했다. 달리오는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치솟는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빚에 빚을 거듭하는 '부채의 죽음의 소용돌이(Debt Death Spiral, 정부 또는 기업의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이자 지급을 위해 더 많은 빚을 져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미국도 안전하지 않아"...트럼프 정부, 부채 해결 시급
그의 경고는 최근 영국 국채 시장의 불안정한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국 경제 지표가 악화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영국 국채(길트)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이 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의구심을 품고 국채 투자를 꺼리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지난주 10년 만기 길트 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인 4.90%까지 치솟았다.
달리오는 "영국은 부채 상환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빌리거나, 다른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더 많이 걷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는 '부채의 죽음의 소용돌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빚을 내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 결국 재정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화정책 완화, 환율 하락, 경제 약세 속에서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수요-공급의 문제를 반영한다"며 "영국 국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21일 10년 만기 길트 금리는 전날보다 0.5bp(1bp=0.01%) 하락한 4.658%를 기록했고, 같은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5.6bp 하락한 4.574%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더 크게 하락한 것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로 월요일 미국 채권 시장이 휴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관세를 즉시 발표하지 않으면서 유럽 채권시장이 반등했기 때문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